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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불확실성에 긴축 스케줄 꼬여…연준 손발 묶였다"

크레이그 얼람 오안다 수석분석가 긴급 인터뷰
오미크론 돌연 출현 26일, 긴박했던 시장 분위기
"한산할 줄 알았는데…장중 커피 한잔 못 마셔"
"일단 오미크론에 이목…증시 추가 하락할수도"
"8% 폭락한 비트코인, '안전자산 신화' 깨졌다"
"인플레 매우...
  • 등록 2021-11-28 오후 2:15:43

    수정 2021-11-28 오후 9:13:25

세계적인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수석시장분석가는 “중앙은행들은 최소한 오미크론 변이의 경제적 여파에 대해 잘 알기 전까지는 긴축을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오안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커피 한 잔 제대로 못 마셨어요.”

세계보건기구(WHO)가 남부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변이(B.1.1.529)를 ‘오미크론(Omicron)’으로 정하기도 전인 지난 26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세계적인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수석시장분석가는 갑작스러운 오미크론 변이 등장에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리자, 매우 분주해 보였다.

얼람은 미국 뉴욕과 함께 세계 양대 금융 중심지인 영국 런던에 상주하며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을 좇는 전문가다. 영국은 오미크론 등장 초기부터 타격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데일리는 26일 뉴욕 증시 장중과 마감 이후에 걸쳐 얼람과 서면으로 긴급 인터뷰를 했다.

“연휴 시즌 장 한산할 줄 알았는데…”

“(모두가 그랬듯 연휴 시즌의 금융시장은) 조용하게 끝날 줄 알았어요. 장이 끝나면 학교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모든 게 뒤바뀌었어요. (시장 상황과 관련한) 너무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25일)과 블랙프라이데이(26일)로 이어진 연휴 시즌이었다. 뉴욕 증시는 25일 휴장 후 26일 평소보다 3시간 일찍 끝났고,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돌연 오미크론 변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3% 하락했고,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64% 떨어졌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무려 54.04% 폭등했다. 그는 “뜨거운 커피가 차갑게 식어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그가 보는 추후 주요국 증시 흐름은 어떨까. 얼람은 “중요한 건 현재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 여부”라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지금은 델타 변이보다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초기 징후와 함께 (금융시장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단 오미크론에 모든 이목 집중”

얼람은 만에 하나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에 내성이 있을 가능성을 가정하면서 “이럴 경우 올해 겨울철 각국은 또 봉쇄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며 “증시는 더 가라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처럼 그렇게 강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얼람은 전했다. “그러면 증시는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추후 며칠간 오미크론과 관련한 새로운 정보에 이목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건 유가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하루 만에 13.06% 폭락하며 배럴당 68.15달러까지 빠졌다. 최근 한때 배럴당 80달러 중후반대까지 치솟았다가, 단박에 70달러선까지 내준 것이다. 얼람은 주가보다 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듯했다. 그는 “미국과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유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전략비축유 방출을 위해) 너무 일찍 손을 잡은 것 같다”며 “(바이든 정부의 유가 안정 정책과 함께) 오미크론 불확실성이 지속한다면 유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얼람이 또 주목한 게 비트코인이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들이 정말 안전한 피난처를 어디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얼람은 비트코인 가격이 26일 하루에만 8% 이상 폭락한 걸 두고 “비트코인은 별다른 증거가 없음에도 수년간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왔다”며 “가상자산 신화(crypto myth)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꼬집었다.

얼람은 비트코인을 두고 ‘투기자산(speculative risk asset)’이라고도 했다. 전통적인 초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미국 국채와 금 가격이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의미다.

“비트코인, ‘안전자산 신화’ 깨졌다”

얼람은 아울러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과 함께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를테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역대급’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긴축 태세를 본격화하고 있는데, 오미크론 변이로 경제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무작정 돈줄을 조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얼람은 “중앙은행은 자신이 했던 것처럼 싸구려 현금 더미를 계속 쌓아둘 수는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데, 경제 봉쇄 가능성은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최소한 오미크론 변이의 경제적 여파에 대해 잘 알기 전까지는 긴축을 미룰 것”이라며 “그들은 지금 손발이 묶여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 때문에 시장은 당장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이어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출석을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내년부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힌트를 줬으나, 신종 변이가 기승을 부리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당장 뉴욕주는 미국에서는 처음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얼람은 그 연장선상에서 “금 가격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재차 머뭇거리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 금이 헤지 자산으로 주목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다만 현재 1.4%대까지 급락한 미국 국채금리(국채가격 급등)를 두고 “금리가 추가 하락할 수 있지만,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돈을 계속 푸는) 도박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국채금리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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