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미 증시, 지표 악재의 위력은

  • 등록 2002-08-02 오전 11:09:25

    수정 2002-08-02 오전 11:09:25

[edaily 전미영기자] "경제, 너마저도..."
기업 회계비리 스캔들이 다소 진정되면서 미국 증시의 바닥찾기 시도가 활발해진 시점에서 이번엔 경제의 더블딥(이중바닥) 가능성이란 한파가 주식시장을 덮쳤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7월 31일(현지시각) 상승세를 지켰던 미 주식시장은 이튿날 공급관리자협회(ISM)지수의 연타가 이어지자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1일 다우지수는 229.97포인트(2.63%) 하락한 8506.02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1300선이 붕괴되면서 48.26포인트(3.63%) 떨어진 1280.00을 나타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역시 닷새만에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26.96포인트(2.96%) 미끄러져 884.6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그간 일부 투자자들은 경제의 호조가 왜 증시엔 반영되지 않는지 의구심을 나타냈으나 이는 "배부른 걱정"으로 판명됐다. 경제 역시 먹구름이 짙어지면서 경제와 증시간 "하향 평준화"가 이뤄진 셈이 됐다.

1일까지 이틀간 집중됐던 경제지표 악재는 미 경제의 회복세 지속에 관한 회의를 증폭시켰다. 2분기 GDP가 1.1%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미 경제의 회복세가 더디다고 우려를 표했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증가했고 제조업 경기지수인 7월 ISM지수는 경기확장과 수축의 경계선인 50근처로 떨어졌다. 6월 건설지출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새로 발표되 경제지표들은 미 경제가 새로운 침체(리세션)의 경계선에 서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하반기 미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65%"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기업 수익 성장률도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조사업체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에 따르면 S&P500지수 소속 대기업들의 3분기 수익은 전년비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7월 초의 예상치 17%와 비교해 떨어진 이 수치는 다수 애널리스트들이 3분기 기업수익 전망을 한달 전보다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미 경제의 더블딥 위기감과 주식시장의 하락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겼다. 1일 미 채권시장에서 기준물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대비 5bp 하락한 4.41%를, 5년물 수익률은 8bp 하락한 3.37%를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도 2.15%로 9bp 떨어져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악재 속의 미 주식시장이 달리 기댈 곳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최후의 보루였던 경제마저 흔들리고 있고 남미 위기의 전면화로 미 금융시장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최근 몇일동안 이례적으로 유연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데서 긍정적인 신호를 찾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대에 미치지 못한 GDP 발표 및 AOL타임워너의 회계비리에 대한 법무부 조사 소식으로 개장 초 급락세를 나타냈던 주식시장이 장 막판 랠리로 상승 마감한 것이 대표적인 예. AG에드워드의 수석 시장전략가 알프레드 골드만은 이를 두고 "경제 뉴스들은 실망스럽지만 시장은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식시장 뉴스레터 언펀더멘탈닷컴(Unfundamentals.com)의 편집자인 칩 핼런도 "시장의 바닥이 형성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그는 "지난 주 투자심리는 비관론의 극단에까지 다달았고 이제 반등만 남겨놓고 있다"고 말했다.

노선트러스트의 이코노미스트인 폴 카스리엘은 경제지표에 지나치게 현혹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지표는 잠정 집계 이후 수정 단계에서 상당한 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것. 카스리엘은 잠정치와 수정치간 간극을 고려할 때 오히려 주간 고용동향지표를 더 신뢰할 수 있다면서 이 지표의 경우 4주 평균치가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감소 및 고용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위기감이 주식시장의 상승 시도를 좌절시킬 것인지 아니면 아니면 시장이 경제지표 악재를 무난히 소화해 낼 것인지와 관련 2일 발표될 실업률 지표가 보다 명확한 그림을 보여줄 것이란 점에서 관심거리다. 고용동향을 보여주는 실업률은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본래 시장이 주목하는 경제지표 가운데 하나이지만 GDP및 ISM지수에 타격을 입은 주식시장의 상처를 달래줄 것인지를 두고 유달리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

다우존스/CNBC 공동 조사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7월 신규고용인원이 6만8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전월과 마찬가지로 5.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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