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윤태호 작가 "내게 시련이 없었다면, '미생' 없었다"

  • 등록 2014-11-27 오후 6:37:29

    수정 2014-11-27 오후 6:37:29

윤태호 작가.(사진=CJ E&M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윤태호 작가는 직장인보다 직장인의 마음을 더 잘 아는 것 같아요.”

27일 오후 12시 서울 강남 코엑스 아셈타워에서 열린 ‘2014 창조경제박람회’를 찾은 몇몇 대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케이블채널 tvN 금토 미니시리즈 ‘미생’을 보고 열성팬이 된 사회 초년생이었다. ‘윤태호 추종자’라고 자칭한 이들은 “‘미생’엔 우리 아빠와 오빠, 먼 훗날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윤태호 작가는 드라마 ‘미생’의 원작인 동명 웹툰을 그렸다. 최근 시청률 6%를 돌파한 ‘미생’은 직장인의 ‘인생 교과서’로 통하고 있다. 웹툰이 연재됐을 때부터 팬층이 두터웠던 ‘미생’은 드라마로 확장되며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윤태호 작가는 ‘2014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열린 ‘대중의 공감을 이끄는 것은 무엇인가’란 주제의 좌담회에 참석해 ‘미생’을 집필하게 된 계기부터 그로 인해 변화된 작가로서의 자세까지 들려줬다.

“‘미생’은 원래 ‘고수’라는 제목에서 출발했어요. 바둑의 고수가 세상 사람에게 ‘이렇게 살아라’고 조언하는 얘기였죠. 그런데 어느 날 세상의 어떤 천재도 세상 이치에 통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윤 작가는 시선을 달리했다. ‘규정하지 말자!’라고 마음 먹었다. 고수의 시선을 떠나 다양한 사람의 시선으로 눈높이를 낮추니 이야기는 조금 더 편안해졌다.

“정해진 바둑판 안에서 사는 게 인생이죠. 우리 모두 완벽하지 못한 존재예요. 2년 계약직이든, 평생을 일에 몰두한 임원이든, 유학파이든, 검정고시 출신이든, ‘인간에게 완생(完生)은 없다’라는 공통점을 발견했죠. 그 때 ‘미생’(未生·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음, 또는 그런 상태)이 시작된 거죠. 계약직 사원 장그래, 기계처럼 일하는 대리 김동식, 가장보다 과장으로 사는 오상식은 저마다 직장인의 삶을 관통한다고 생각해요.”

윤 작가는 웹툰 ‘야후’(2009)‘이끼’(2010) ‘내부자들’(2012) ‘인천상륙작전’(2013) 등 전작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로 특별한 이야기를 보여주길 좋아했다. 이 중 ‘이끼’는 영화로 제작됐고, ‘내부자들’은 이병헌·조승우 등이 주연을 맡아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윤 작가는 자신이 원래 세상과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가 ‘미생’의 성공을 보며 지난날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제가 만약 신인작가였다면 ‘미생’을 절대 못 그렸을 거예요. 전 얄팍한 20대를 보냈어요. 내면적으로 성장도 하지 못했어요. 웹툰을 그리면서 삶이 달라졌죠. 특히 ‘이끼’를 5년에 걸쳐 완성하면서 주변에 날 믿어주는 선후배, 동료가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어요. 한 편의 작품을 끝내면서 저 혼자 이해하고 즐기는 이야기가 아닌 독자가 요구하는 이야기를 고민하게 됐죠. 결국 ‘미생’은 작품을 만들 때마다 쌓였던 저의 이야기, 그리고 주변의 믿음으로 만들어진 것이죠.”

‘미생’은 단행본으로 최근 출간돼 만화책으로는 이례적으로 200만 부를 돌파했다. 20회로 기획된 드라마는 현재 12회까지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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