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화 아니구나 인물화였구나…난징서 피운 매화의 꿈 [e갤러리]

△중국 난징 무위예술관서 '금릉지몽' 전 연 작가 윤민찬
13년 전 중국행 이후 줄곧 머물며 활동해와
난징 옛이름 금릉에 투영한 '금릉지몽'으로
요란한 붓질 대신 꺼낸 순한 수묵채색 작업
  • 등록 2022-12-21 오전 9:41:30

    수정 2022-12-21 오후 2:38:14

윤민찬 ‘한’(閑·2021), 종이에 수묵채색, 38×38㎝(사진=윤민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산도 겨울잠을 잔다. 다 벗겨내고 바짝 움츠린 채. 죽음보다 더한 산잠을 깨우는 건 바위벽을 타고 흘러 흘러 바닥에 꽂히는 물줄기다. 매화가 터트리는 꽃망울을 신호 삼아서.

그 지난한 사정은 작가 윤민찬(45)이 수묵채색으로 그린 한 점에 다 들었다. 요란한 붓질도 없고, 강렬한 한방도 없다. 그저 여리하고 슴슴한 붓선이 열일을 하는 중이다. 그래선가. 작가는 이 순간에 ‘한’(閑·2021)이란 작품명을 붙였다. 한가하기도 하고 등한하기도 하다는.

작가는 중국 난징에서 활동한다. 13년 전 중국행은 급작스러웠단다. 국내서 미대를 졸업하고 화실을 운영하던 중 불현듯 “모든 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밀려들었다는데. 그렇다고 옮겨간 타국·타지의 세월이 순조롭기만 했을까.

작가가 ‘금릉에서 꾸는 꿈’(금릉지몽 金陵之夢)을 품게 된 계기가 그렇다.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부터 써왔다는 지명 ‘금릉’은 난징의 옛 이름. “마치 꿈결에서 지나온 듯한 희로애락의 감정을 투영해 작가적 감성과 이상향을 현실에서 구현하려 했다”고. 그래, 저 풍경 안쪽에 매화줄기 꺾어 든, 신선 닮은 선비가 지휘하는 세상처럼 말이다. 작가가 그린 건 산수화가 아니었다. 인물화였다.

26일까지 중국 난징 무위예술관서 여는 개인전 ‘금릉지몽’에 서화작품 20여점을 걸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초대전으로, 작가의 세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윤민찬 ‘춘운’(春韻·2021), 종이에 수묵채색, 21×21㎝(사진=윤민찬)
윤민찬 ‘정자심자묘’(靜者心自妙·2020), 종이에 수묵채색, 46.5×35㎝(사진=윤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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