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벽, 이렇게 높나”…증권街, 한미약품 악재에 ‘탄식’

얀센에 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임상 2상 혈당 기준 미달
2015년 이후 4차례 실패…“남은 파이프라인도 불확실해”
추가 R&D 성과 기대감은 유효…“낙폭 과대 시 저점 매수”
  • 등록 2019-07-04 오전 8:59:02

    수정 2019-07-04 오전 8:59:02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기술 수출 ‘잭팟’을 터트린 후 벌써 4번째 기술 반환이다. 한미약품(128940)이 해외로 넘긴 신약 기술이 줄줄이 임상 차질을 빚으면서 시장의 믿음도 흔들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날 한미약품에 대한 얀센의 당뇨·비만 치료제(HM12525A) 권리 반환에 대해 글로벌 신약 개발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됐다며 남은 파이프라인의 불확실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한미약품의 투자의견 또는 목표주가를 낮추며 투자 주의보를 울렸다.

시장성 발목 잡은 당뇨·비만 치료제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날 장 종료 후 얀센이 HM12525A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얀센이 진행한 임상 2상 결과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이 반환 이유라고 회사는 전했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은 한미약품이 2015년 11월 얀센에 약 9억1500만달(약 1조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바 있다. 2016년 9월 올무티닙(베링거인겔하임), 12월 랩스인슐린115(사노피), 올해 1월 BTK억제제(릴리)에 이어 이번까지 총 4차례 수출했던 기술이 다시 돌아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얀센 모기업 존슨앤드존슨(J&J)이 10개 후보물질을 2019~2023년에 허가 신청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HM12525A는 포함되지 않아 그때부터 권리 반환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기술 반환 이유는 신약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시장성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릴리가 반환한 BTK 저해제와 달리 임상에서 1차 평가지표는 충족한 것으로 보이나 혈당 조절 효과에서 다른 경쟁약물에 비해 우월성을 증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유효성은 증명돼 파이프라인 실패는 아니지만 반납 사유는 결국 시장성 혹은 효능에 대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신약 개발의 높은 벽을 인정하고 한미약품 파이프라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 반환은 물론 올해 3월 파트너사 스펙트럼의 롤론티스 허가 신청 취하, 사노피와의 계약 일부 수정 등 신약 개발에서 수차례의 난항을 겪었다”며 “글로벌 신약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사례로 추가 기술 수출이 없다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정당화가 힘들다”고 강조했다.

기술 수출이 이뤄진 파이프라인 중 현재 남은 것은 에페글레나타이드(사노피), HM95573(제넨텍)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반환은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 기술의 안전성, 효능과 무관하지만 당뇨 치료제 개발 트렌드 변화로 랩스커버리 기반 에페글레나타이드 신약 가치도 추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 비만 치료 효과는 입증…개발 재추진 기대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경쟁력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도 일부 유효하다. 회사는 얀센이 권리 반환을 통보했지만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통해 비만 치료제 효과는 입증됐다며 향후 내부검토를 통해 빠른 시일 내 개발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1차 평가 지표인 체중감소 목표치는 도달해 비만 치료제로서 효능은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구체적인 임상 결과를 통해 상업성 입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 기술 수출 성과도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기술 반환이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 가치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3분기 관련학회에서 임상 1상 결과 발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종 투자심리 악화에 이번 기술 반환 소식까지 전해져 주가 하락이 예상되지만 저점 매수도 노려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주가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밸류에이션상 주가가 10% 이상 급락시 과매도 구간”이라며 “하반기 롤론티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재신청, HM15211 미국 1상 종료에 따른 기술 수출 등 다수 연구개발(R&D) 모멘텀이 기대돼 낙폭 과대 시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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