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사무관은 기재부에서 선·후배로 만나 야근을 하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작년에 결혼하기로 했다가 코로나 확산으로 일정을 늦춰 이날 결혼식을 올렸다. 권 사무관(행시 59회)은 경제분석·국제금융, 송 사무관(행시 61회)은 정책기획·경제분석 업무를 담당한 에이스로 알려져 있다. 홍 총리 대행은 “국가경제를 위해 귀하게 쓰일 동량지재(棟梁之材)”라고 소개했다.
홍 총리 대행은 “기재부 사무관들은 코로나라는 엄중한 시기에 국가경제와 민생정책을 하느라 밤낮을 잊고 일한다”며 “그 많은 지시를 주로 제가 내려 미안한 마음도 든다. 이렇게 일에 파묻혀 사는 날이 많았을 텐데 두 분은 용케 사내연애를 해내셨다. 다시 한 번 축하 드린다”고 말했다.
홍 총리 대행은 “두 젊은이가 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것만이 아니다”며 “상대방의 삶 전체가 내게 다가오는 것이고 그 사람의 역사와 관계와 미래가 다가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결혼은 정말 중요한 결정이고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것이다.
홍 총리 대행은 “34년을 함께 한 제 집사람의 모습을 볼 때마다 ‘저 사람이 자기의 귀한 삶을 내게 맡겼으니 정말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곤 한다”며 결혼하는 두 사무관에게 3가지를 당부했다.
첫째로 홍 총리 대행은 “서로에게 변치 말고 진심으로 사랑해 주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배우자를 기쁘게 맞이는 오늘의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가길 바란다”며 “상대방이 자기 삶을 내게 믿고 온전히 맡긴 것을 정말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홍 총리 대행은 “양성이 존중되는 가정생활, 서로 내조·외조하는 사회생활의 표본이 되도록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직장 사무실 책상에서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 해결, 여성의 사회적 참여 강화, 성 평등 문화 정착 등 정책 이슈를 수없이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현실로 맞부딪히는 만큼 솔선과 행동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홍 총리 대행은 “기재부가 두 분의 결혼중매를 섰기 때문에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갈 삶의 모습도 지켜보고 응원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나라 때 시인 백거이의 한시 ‘장한가’의 비익조(比翼鳥·날개가 한쪽뿐이어서 암수가 날개를 결합해야 날 수 있는 새), 연리지(連理枝·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연결돼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를 언급하며 “신랑 신부가 비익연리처럼 온전히 나가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축사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