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2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5대 대형 증권사(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가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낸 리포트 2만 7000여건 가운데 ‘매도 의견’ 리포트는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3년 6개월 간 발간한 애널리스트 리포트에서 ‘팔자’는 매도 의견은 찾아볼 수 없고 ‘무조건 사자’ 식의 매수·중립 의견만 발표하는 병든 관행이 생겼다”고 비판했다.
‘중립 의견’을 낸 경우는 2842건(11%)에 불과했고, 나머지 2만4161건(89%)은 모두 ‘매수 의견’이었다.
반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회사들은 국내 증권회사들과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14개 주요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국내 증권사들과 대조적으로 ‘매도’ 의견을 내지 않은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같은 기간 중 이들은 총 2만1222건의 리포트를 발간했고 이 중 매도 1867건(8.8%), 매수 1만3082건(61.64%), 중립 6273건(29.56%)을 발표했다.
이같은 결과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의 잘못된 관행이 이어지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매도 의견을 발표할 경우 발표대상 회사는 해당 증권사에 기업탐방을 거절하고 회사채 인수업무를 의뢰하지 않는 등 위력을 행사할 수 있고, 해당 종목을 보유한 펀드매니저 기관투자자 역시 거래단절과 항의 등으로 증권회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와 자율규제기관인 금융투자협회가 균형 있는 애널리스트 리포트 발표 유도를 위해 아무런 제도 개선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던 사이 이를 중요 투자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선량한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