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사랑·광기·살인…선과 악의 경계는 어디인가

국립오페라단, 10.2~4 LG아트센터서 공연
  • 등록 2008-10-01 오전 11:05:13

    수정 2008-10-01 오전 11:05:13



[노컷뉴스 제공] 국립오페라단의 <살로메> 리허설 현장. 10월 2일부터 5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를 <살로메> 공연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최종 연습이 진행되었다.

도입부에 붉은 복장을 한 병사들이 푸줏간에서 붉은 피가 흐르는 고깃덩어리를 칼질하는 장면은 피와 살인, 광기를 암시한다. 계부 헤로드왕과 딸 살로메, 살로메와 세례 요한, 헤로드왕과 부인 헤로디아스, 세례 요한과 헤로드 일가 사이에 펼쳐지는 갈등과 대립이 핏자국처럼 선연하게, 우뢰처럼 강하게 묘사된다. 우물동굴 감옥에서 울려퍼지는 세례 요한의 노래는 헤로드왕과 유대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살로메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괴기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를 한층 실감나게 효과를 더해준다.

살로메가 세례 요한에 반해 모든 것을 걸고 유혹하는 과정에서 부르는 노래는 관객의 본능까지 일깨운다. 세례요한의 우렁찬 목소리에서 '묘한 음성의 그와 얘기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이어 '꺾이지 않은 백합같이 하얀 몸'에서부터,'검은 포도송이 같은 머리칼', '석류꽃 같은 붉은 입술'까지 찬양한다. 그 입술에 키스할 것을 소원하지만 거절당하는 살로메. 결국 그녀는 아버지 헤로드왕으로 하여금 세례요한을 처형케 함으로써 참수된 요한의 입술에 키스를 한다.

남편을 살해하고 헤로드왕과 결혼한 헤로디아스, 헤로디아스의 음탕한 피가 흐르는 살로메. 세례 요한은 구애하는 살로메에게 "소돔의 딸이여 나의 육신을 건드리지 마라"고 뿌리친다. 그는 "모든 여인들이 그 음탕함을 이루지 못하도록 세상의 악을 모조리 쓸어버릴 것이다"고 외친다. 그러한 세례요한이 우물동굴로 돌아가면서 매달리는 살로메를 뒤로한 채 드러낸 , 이별의 고통을 담은 듯한 일그러진 표정과 힘겹게 옮기는 발걸음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유대인들의 합창에서 "악하다고 한 것이 선한 것일 수도 있고, 선하다고 한 것이 악한 것일 수도 있다"고 한 것처럼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짐을 느끼게 한다.

이번에 공연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는 이미 외국에선 바그너나 푸치니의 작품 만큼이나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지만, 음악과 선정적인 내용 때문에 한국에서는 대형오페라로서는 초연인 작품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를 대본으로 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는 1905년 드레스덴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당시 서른 번의 커튼콜을 받는 대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빈과 베를린, 뉴욕에서는 '음란공연'으로 낙인 찍혀 공연을 중단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음악적으로 <살로메>는 후기 낭만파 특유의 관능적이고 감미로운 선율을 노래하고 있으며, 급격하게 바뀌는 부분이 많아 긴장감과 광기어린 공포의 효과를 잘 묘사하고 있다.

이번 무대의 배역은 살로메 역에 한예진과 이지은, 요한 역에 오승용과 우주호, 헤로디아스 역에 김선정과 양송미씨, 경비대장 나라보트 역에 김지호, 전병호씨 등으로 모두 독일,이탈리아 등지에서 유학을 했다. 이번 무대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배우로 헤로드 역에 독일의 테너 게리하르트 지겔이 맡았는데, 붉은 팬티에 하얀 망토차림의 헤로드역을 국내 배우들이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에 지겔이 나섰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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