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와 리스크)①불붙은 `덩치키우기` 경쟁

`M&A 주역들` 재계 서열 급상승.."성장 보증수표"
새정부 `민영화` 가세.."올해야 말로 M&A붐 시발점"
  • 등록 2008-04-28 오전 11:15:00

    수정 2008-04-28 오전 11:01:18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인수·합병(M&A)이 기업 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 재계 순위를 뒤바꿔 놓을 매물 인수를 위해 대형 그룹사들이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이 반드시 성공적인 사업 확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차입금 확대로 유동성이 악화되거나, 투자자들과 맺은 다양한 계약이 무거운 재무부담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이데일리는 최근 공격적인 기업 인수를 통해 급성장한 그룹사들을 중심으로, M&A의 명암과 성공을 위한 조건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차례>
①불붙은 '덩치키우기' 경쟁
②"공짜는 없다" 모험의 대가
③"현금을 찾아라!" 도전과 응전
④합병후 통합.."성공을 위한 조건"
 
"대우조선해양을 반드시 인수하겠다!"
 
지난 17일 한화그룹이 자산가치 8조3000억원 규모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포스코(005490)GS(078930) 그룹에 이어 세번째로 강력한 인수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지난달 매각 절차에 들어간 대우조선해양은 외환위기 이후 채권단 손에 넘어간 세계 3위의 조선업체. 하이닉스반도체(000660)현대건설(000720), 현대오일뱅크, 쌍용건설(012650) 등과 함께 향후 업계 판도를 재편할 수 있는 `메가 딜(mega deal)`로 기업들의 불꽃튀는 인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 "빠른 성장을 위해서라면…"
 
M&A가 기업 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 `비약적인 성장의 꿈` 앞에선 막대한 인수자금도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특히 외환위기발(發) 매물들은 대부분 업계 선두권의 `대어(大漁)`. 단숨에 재계 서열을 몇 계단씩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08년 기업집단 순위`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M&A 주역들`의 약진이었다.

가장 화제가 된 기업은 STX(011810). 자산총액 기준 재계 서열이 지난해 20위권에서 올해 15위(6개 공기업 제외)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前) 정권 초기인 2003년에 30대 기업집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장이 아닐 수 없다.  
 
STX는 지난 2005년 4151억원(총 투입비용)에 STX팬오션(028670)(옛 범양상선)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8억달러를 주고 세계적인 크루즈선사 아커야즈의 지분 39%를 인수하면서 경쟁업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오랜 경쟁업체 한진(002320)한화(000880) 그룹을 모두 제치고 재계 10위로 뛰어 올랐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채권단으로부터 대우건설(047040) 지분 72%를 6조4225억원에 인수, 금융업을 제외한 역대 최대 M&A 딜 기록을 세웠다. 올해 초에는 법정관리 중이던 국내 최대 육상물류업체 대한통운(000120)의 지분 60%를 4조1040억원에 사들였다.

지난 1980년 이화여대 앞 작은 옷가게로 출발한 이랜드그룹은 어느덧 재계순위 30위권이다. 전통의 유통 명가(名家) 현대백화점(069960) 그룹을 불과 두 계단 아래에서 쫓고 있다. 지난 2003년 뉴코아를 6247억원에 인수한 이랜드는 지난 2006년 한국까르푸를 1조4800억원에 사들이면서 패션·유통업계의 `신화`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그룹 덩치와 맞먹는 하이마트를 삼키며 화제가 됐던 유진그룹,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 잇따라 건설업체를 사들이며 몸집을 키우고 있는 대한전선(001440)도 가파른 서열상승 행진 중이다. 

◇ "올해는 M&A 붐의 출발점"

M&A가 빠른 성장의 `보증수표`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새 정부의 강력한 민영화 의지까지 더해져 올해 M&A 시장은 보다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21일자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지난해 국내 M&A 거래 규모는 445억달러(약 44조원)에 달했다. 10조원에 불과했던 지난 2003년이후 4년 만에 무려 4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보고서는 "과거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중심이었던 M&A가 최근 들어 기업 성장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대형 매물이 나올 때마다 시장을 과열 양상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두산과 STX, 한화 등의 가파른 도약이 M&A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명박 행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의지는 M&A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산업은행의 민영화 추진. 매머드급 매물을 쏟아내면서 대기업들의 열띤 경쟁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이 지분을 보유한 M&A 대상 기업들은 대우조선해양(13.3%), 현대건설(14.7%), 현대종합상사(22.5%), 하이닉스(7.1%), 쌍용양회공업(13.8%), 대우인터내셔널(5.3%) 등이다.
 
최근 한화증권은 `2008년, 대한민국 M&A 붐의 출발점` 제하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우 지난 1980년 레이건 행정부의 규제완화와 90년대 달러화 강세에 힘입어 M&A가 증가하게 됐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기대되는 현재 우리의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적 역량 집중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부딪힌 국내 기업들이 외적 역량을 강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M&A 택하게 될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대형 매물에 다시 시선이 집중될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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