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 본드마켓 25시)남부발전 김광덕 과장

  • 등록 2002-06-21 오후 2:05:49

    수정 2002-06-21 오후 2:05:49

[edaily 하정민기자] 올해 채권 발행시장을 주도한 쪽이 카드사임은 분명하지만 "붐"을 조성하는 데는 공사들도 큰 몫을 담당했다. 생소한 신종채권 발행을 주저하던 기업들에게 "보수적인 공기업도 하는데 우리도 저거 한 번 해볼까"라는 욕구를 자극했던 셈이다. 신종채권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채권을 자주 발행하는 카드사들은 신종채권 발행액을 500억원 미만으로 가져갔지만 공사들은 한 번에 대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주 "프라이머리 본드마켓 25시"의 주인공은 남부발전 김광덕 과장이다. 김광덕 과장은 지난달 플리퍼(flipper: 금리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조정되는 채권) 형식의 콜러블옵션 채권(callable option bond: 중도 상환 권리가 있는 채권)을 발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하는 발전사업의 특성상 항상 "가장 낮은 금리에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를 만나 채권발행 비법을 들어봤다. -올들어 몇몇 발전회사가 신종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남부발전이 발행한 채권은 어떤 것이었나요. ▲지난 5월13일 콜러블 노트 500억원과 고정채 5년물 500억원을 동시에 발행했습니다. 콜러블 노트는 "3-by-3" 형식으로 처음 3년간은 7.75% 고정금리를, 나머지 3년동안에는 (14.65%-CD)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발전회사가 여러 곳이라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좀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 ▲전력산업 구조개편법안에 따라 지난해 4월2일자로 발전회사 모두 6개회사로 나뉘어졌습니다. 발전부분은 남부, 서부, 남동, 동서, 중부, 원자력발전 등 총 6개 회사로 분리되었습니다. 회사명칭은 주력발전소 지역을 기준으로 정했고 남부발전의 주력발전소는 경남 하동에 있습니다. 지난해말 총 자산규모 기준으로 5개 화력발전회사별 규모는 동서발전이 4조7732억원으로 가장 큽니다. 저희 남부발전이 3조7993억원으로 그 다음이며 서부발전 3조1780억원, 중부발전 2조9043억원, 남동발전 2조7257억원 순 입니다. -특별히 남부발전로 오신 이유가 있습니까. ▲지난해 발전회사가 분리발족하면서 한전직원을 대상으로 각 발전회사별 지원자를 모집했습니다. 남부를 택한 이유는 발전회사 중 설비가 가장 최근 것으로 구성돼있고 발전생산성도 매우 우수했기 때문입니다. 당기순이익으로는 다른 발전회사보다 좋지 않았지만 미래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부 뿐 아니라 여타 발전회사에서도 채권발행으로 많은 시선을 받고있습니다. ▲네. 아무래도 5개 화력발전회사 중 남부발전이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자금조달방안을 생각하게 되고, 어떻게 하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발전회사 경영평가에 총차입금 대비 평균금융비용수준을 평가하는 항목이 있어서 저희들로서는 자기회사의 저리 자금조달 뿐만 아니라, 타발전회사의 자금조달금리에도 은근히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 여타 발전회사에서 발행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은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기 때문에 수시로 자료교환도 하는 등 협조를 합니다만, 지금은 어떻게 보면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자가 된 처지이기도 합니다(웃음). -올해 자금조달 계획은 어떤 식으로 세우셨나요. ▲당초 예상했던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5000억원이었습니다만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지만 고정적으로 고정금리채권을 발행하기보다는 그때 그때의 시장상황에 따라 가장 유리한 형태의 채권으로 발행하는 방식으로 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입니다. 작년에는 총 1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당시에는 신종채권도 나오지 않았고 금리수준도 발행자에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고정채권으로 발행했어요. -올들어 지금까지 얼마나 발행했습니까. ▲5월13일에 총 1000억원을 발행했고 6월에도 한 번 발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발행은 지난달에 했지만 상당기간 전부터 콜러블 노트 발행을 추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연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아무래도 공기업 속성상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려면 여러 가지 검토가 많이 필요합니다. 경영진에게 사전에 보고도 해야하고 이사회도 개최하여 결의를 받는 등 여러절차도 소요됩니다. 그러다보니 신속성에서 많이 뒤쳐집니다. 특히 신종채권은 새로 개발되었다가 사라지는 속도가 워낙 빨라 신종채권을 발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희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발행한 것을 보고 추진했는데, 애초에는 모 증권사가 콜러블형태를 제안을 해와서 검토를 끝내고 결정을 하려는 사이에 시장이 바뀌어 성사가 어려웠습니다. 나중에 다른 증권사가 발행구조를 조금 변형시켜 제안을 했고 스왑금리가 "CD-30bp" 정도면 절대적으로 괜찮은 수준이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윗분에게 보고하고 곧바로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6월달에도 신종채권과 고정채권을 섞어서 발행할 예정인가요. ▲그건 아직 결정 못 했습니다. 시장상황을 계속 살펴보고있습니다만 요즘 스왑금리가 안나와서 채권발행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스왑금리를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ABS는 계획이 없습니까. 발전회사 분리전 한국전력에서 엔화채권 등을 많이 발행했는데요. ▲예, ABS는 발행할 계획이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ABS를 발행할 필요가 낮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발전회사 중 AAA등급을 가장 먼저 받았습니다. 신용등급이 최상위등급이라 국내에서 일반회사채로도 얼마든지 좋은 금리로 채권발행을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한국전력이 국제채권발행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사실 작년에는 6개 발전회사가 분리된 후 회사기반을 쌓는데 주력하느라 아직 국제시장까지 눈을 돌리진 못했습니다. 올해는 해외신용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6월말이나 7월초쯤 S&P로부터 신용등급을 획득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는 해외채권 발행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증권사나 스왑뱅크 선정 시 특별한 기준이 있습니까. ▲오직 가격(금리수준) 입니다. 가격 이외의 다른 결정요인은 없습니다. 같은 금리수준이면 지금까지 입찰금액비례로 물량을 배정했습니다. -지난달 채권발행을 마치고 회사로부터 칭찬을 듣지 않았습니까. 조달비용을 상당히 줄였을텐데요. ▲생각했던 것 보다 상당한 조달비용 감소효과를 거뒀습니다. 처음 보고를 할 때 윗분들은 이러한 거래가 어떻게 성립될 수 있는지 이해를 잘 못하시더라고요. 이해시켜드리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금도 완전히 이해하셨는지는 의문이지만(웃음) 발행 후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한 분이 "회사에 이렇게 기여를 많이 한다면 발행담당자에게 사기진작 차원에서도 보너스 같은 혜택을 줘야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하시더군요. 크게 신경쓰지는 않고 있습니다. 공기업이다 보니 포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일반 사기업보다는 어렵고 또 객관적 측정이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저 역시 큰 보상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신종채권이 발행자가 폭리를 취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금융시장을 제로섬이라고 하지만 이 채권은 제로섬 게임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발행자 입장, 투자자 입장, 스왑뱅크 입장이 다 다르고 각자의 수요에 맞는 채권을 발행하고 사들였을 뿐이죠. 지금은 손해를 안 보지만 나중에 손해를 볼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이 채권 투자의 핵심포인트가 아니겠습니까. 그 반대급부로 초기쿠폰을 높게 주는 거니까요. -누가 사갔는지 아십니까. ▲모릅니다. 주간증권사에 물어보면 알 수는 있겠지만 알려주길 꺼려하고 저희로서도 그 문제에 큰 관심을 두진 않습니다. -현재 자금팀 업무분장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있습니까. ▲팀장님 아래에 과장 3명, 직원 2명으로 총 6명이 있습니다. 3명의 과장이 각각 자금운영 및 출납, 자금계획과 부채 및 외환관리, 자금조달을 담당하는데 저는 자금조달을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직장생활에서 가장 어려웠던 적이 있다면? ▲한전 근무시에는 개인적으로는 초급간부 시험준비를 3년 동안 하다보니 가장 어려웠고, 남부발전으로 전적한 후에는 지난해 12월 처음 회사채 발행할 때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의 발전산업노조 파업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채권발행 업무를 담당한 후에는 고생을 하진 않지만 항상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정신적 압박을 받고있습니다.(웃음) 하루가 멀다하고 독특한 구조의 채권이 쏟아져 나오고 중개인들은 여기저기서 찾아오는 데, 책을 보고 연구할 시간이 나지를 않더군요. 하지만 열심히 배울려고 노력하고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참 재미가 있습니다. 제가 자금시장분야나 채권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면 발행업무가 순조롭게 되지 않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업무를 통해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돼서 매우 다행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김광덕 과장 약력 -59년생 -78년 대구 성광고 졸 -85년 경북대학교 회계학과 졸 -89년 한국전력 입사 -00년 한국남부발전 전적 -02년 한국남부발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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