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민은행 맥쿼리팀①

  • 등록 2001-10-24 오후 12:12:07

    수정 2001-10-24 오후 12:12:07

[edaily] 파생금융상품은 멀리하면 어렵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재미도 있고 이익도 짭짤하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이 쉽지않다.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을 빨리 알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잘 아는 사람과 같이 일을 하면 된다. 국민은행과 호주의 맥쿼리 은행은 파생금융 분야에서 “업무제휴”라는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맥쿼리는 파생상품 “지식”을, 국민은행은 “신용”과 “고객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국민은행 국제금융부의 “파생 및 복합금융상품팀”은 벌써 3년째 이 같은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은행내에서는 이 팀을 “맥쿼리팀” 또는 “업무제휴팀”이라고 부른다. 업무제휴팀의 유광근 팀장(사진 왼쪽)과 니콜라스 오케인 씨는 말도 다르고 은행에서의 역할도 다르지만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맥쿼리팀에서 니콜라스 오케인은 닉으로 불린다. 미혼인 닉은 처음 IRS 딜러로 한국에 왔지만 지금은 맥쿼리 쪽 헤드로 승진했다. 그는 IRS 마켓 경험이 7년이나 된다. 닉은 “지난 2년간 채권시장과 금리스왑(IRS) 시장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IRS의 경우 시장 자체가 없었는데 지금은 비드(Bid)-오퍼(Offer) 스프레드 차이가 5~7bp 정도로 좁혀졌다. IRS 시장은 99년 이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지난해 초까지도 IRS 시장에서 비드-오퍼 스트레드는 15~30bp 였다. 이것이 10~15bp로 좁혀졌고 지금은 5~7bp로 줄어든 것이다. 국민은행이 파생상품 분야에 진출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국민은행은 IMF 이전부터 소매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사람들을 키워왔다. 때마침 맥쿼리가 업무 제휴를 타진해왔다. 그로부터 3년 남짓 시간이 흘러, 국민은행은 산업은행과 함께 국내 IRS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국제금융부 내의 마케팅 팀과 손발을 맞춰가며 외환관련 파생상품으로도 “큰 건수”를 제법 건졌다. 국민은행이 98년 12월 맥쿼리와 제휴를 결정하기까지 과정과 파생상품 업무를 세팅하면서 겪은 일들, 북(Book) 운용 전략, 대고객 거래 사례, 파생상품 마케팅 전략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서로 밑지지 않는 장사…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고> -(우선 니콜라스 오케인에게 물었다.) IRS 시장이 비교적 빠르게 성장했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채권시장이 발전했습니다. 프라이머리 딜러, 시가평가, 국채선물, 회계 등 나름대로 기반 조성이 됐죠. IRS는 채권시장과 따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국채시장이 발전하면서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 생성됐고 일드커브가 있어야 IRS 가격이 나올 수 있습니다. 국채선물이라는 헤지 수단이 생기면서 “현물 채권시장-국채선물-장외 IRS”의 3각 관계가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채권 발행자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투자자의 저변도 늘어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교환도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죠. -다른 은행들은 IRS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는데 ▲(유 팀장) 우선, 시스템이 갖춰져야합니다. 그래야 정확한 프라이싱과 일드커브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 있는 “일드커브”로는 실전에서 장사를 할 수 없어요. 시스템은 리스크 관리에도 필수적입니다. 사실 이것이 노하우죠. 맥쿼리에서 우리가 배우려는 것도 이런 것이고요. 일드커브의 방향, 모양 등을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은 딜러가 트레이딩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데이터를 제공해야합니다. 둘째로 거래 경험이 있어야합니다. 경험해본 것과 안해본 것은 천지 차이에요. 맥쿼리로부터 이 같은 경험을 전수받아야죠. 셋째, 크레딧도 중요합니다. IRS 계약이 몇 년을 가는데 거래 상대편의 신용이 중요하죠. 외국계 은행들이 국민은행이나 산업은행 외에 다른 국내 은행과 거래하는 것을 꺼리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케인) 맥쿼리 은행 본사에는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전담 팀이 있습니다. 시장이 움직일때마다 쫓아다니면서 사후관리를 다 해줘요. -맥쿼리는 왜 국민은행을 선택했나요 ▲(오케인) 국민은행은 고객 기반이 넓습니다. 98년에 한국에 있는 8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습니다. 이중 4개 은행이 선정됐고 합작팀이 4개 은행을 일일이 방문해서 임원과 담당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때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가장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민은행 경영진이 더욱 적극적이었어요. 국민은행도 담당자들이 호주로 와서 맥쿼리 은행 상황을 직접 점검했습니다. (유 팀장은 합작과 관련된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다음은 그 내용) 98년 여름 맥쿼리 은행에서 한 사람이 불쑥 국민은행을 찾아왔다. 지금은 홍콩으로 전근을 갔지만 초대 업무제휴팀의 맥쿼리측 책임자였다. 이 사람이 자기 은행을 소개하면서 파생상품 업무를 같이 하자고 했다. 98년 여름이면 IMF가 한창 진행중일때였다. 국민은행도 소매금융만으로는 안된다, 뭔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파생상품이었다. 당시에도 은행내에서 파생상품 팀이 별도로 있었다. 통화옵션 등의 거래를 했는데 시스템이 없어서 대고객 거래보다는 트레이딩에 주력했다. 96년부터 이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 외국은행 스타일로 트레이딩을 했었다. 시티은행과 체이스에서 트레이딩을 하신 분이었는데 당시 나는 과장이었다. 외환이나 국제분야 업무는 국민은행이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신속하게 따라잡기 위해서는 외부인력 충원이 절실했다. IMF가 터지자 트레이딩을 할 것이 없었다. 다른 시중은행은 파생상품팀을 해체했는데 우리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IMF 직전까지 국제금융에서 중요한 것은 투융자 업무였다. 달러로 조달해서 동남아 시장 등에 투자하는 것이었는데 IMF 이후 이런 거래는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투융자가 안된다면 대안은 뭐냐. 어렴풋이 트레저리(treasury)와 파생상품이 대안이라는 인식은 있었다. 그 무렵 맥쿼리가 찾아온 것이다. 맥쿼리는 8개 은행을 골라서 “한국이 지금의 위기가 계속될 때 살아남는 은행이 어디일까”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4개 은행을 선택했다고 한다. 당시 송달호 행장은 합작에 적극적이었다. 실무진이 호주에 가서 맥쿼리가 어떤 은행인지 알아봐야했다. 시드니에 일주일간 머물며 맥쿼리 행장 등을 면담했다. 그당시 맥쿼리의 자산규모는 우리 은행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작지만 강한 은행이었다. 맥쿼리 은행이 걸어온 길을 보면 우리와 비슷하다. 호주도 80년대 초에 외환시장을 개방하면서 국내와 똑 같은 혼란을 경험했다. 맥쿼리는 “자신들이 우리보다 10년 먼저 겪었고 그 혼란에서 살아남았다. 골드만삭스나 시티, 리만 등과 경쟁해서 이겼다. 자신있다. 호주에서 맥쿼리가 이 분야의 탑이다. 경쟁력도 있고 기술도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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