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M&A나선 코오롱, "힘은 구조조정으로부터"

  • 등록 2002-08-20 오후 1:28:36

    수정 2002-08-20 오후 1:28:36

[edaily 문주용기자] 코오롱그룹(회장 이웅렬)이 IMF이후 4년간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코오롱은 최근 고합의 필름공장 인수를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나섰는가 하면 쌍용정보통신 인수에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99년부터 구조조정 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는 많이 개선됐지만 볼륨이 줄어든 감이 없지 않다"며 "그룹 전략기획팀을 중심으로 그룹의 미래 플랜을 수립해 재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장담했다. ◇코오롱, 팔 만큼 팔았다..제2의 두산 코오롱이 M&A에 나설 수 있는 힘은 든든해진 재무구조에서 비롯된다. 그룹의 주력사인 (주)코오롱(02020)의 경우 부채비율이 110%대 수준이다. IMF시절 9900억원대이던 차입금이 ▲2000년 7499억원 ▲2001년말 6915억원 ▲올해 6월말 6513억원 ▲올해말 6400억원(추정)으로 줄어들게 된다. 부채비율은 110% 수준. 이렇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신세기 통신 주식을 팔아 1조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한 덕분이었다. 이 돈중 2000억원은 (주)코오롱이 차입금 상환에 쓸 수 있었다. 또 1000억원이상으로 코오롱상사(지금의 코오롱인터(63510)내셔널+코오롱F&C)의 해외부실을 털어내는데 썼다. 이밖에 계열사 부실을 함께 해결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신세기통신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했다는 의미보다 더 큰 것은 그동안 그룹의 주력사로서 계열사 지원창구가 되어온 (주)코오롱이 계열사들의 부실정리로 더이상 부담에서 벗어났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코오롱은 또 그룹의 상징이던 무교동 사옥까지 매각, 600억원을 확보하면서 그룹본사를 과천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코오롱상사가 인터내셔널과 F&A로 분할하면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와중에 어려움을 겪던 코오롱건설이 건설경기 호조에 힙입어 원기를 회복하고 코오롱유화도 제 몫을 다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주력사인 (주)코오롱 뿐아니라, 인터내셔널, 유화, 정보통신도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기다릴만큼 기다렸다..M&A에 중국 투자도 코오롱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투자여력이 생겼지만 우리는 정말로 기다릴 수 있을때까지 기다렸다"고 말한다. 구조조정 성과에 대한 확신이 설 때까지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지 않았고 현금 비축과 차입금 갚기에 몰두했다. 그래서 최근 고합의 필름사업 인수에 나선 것은 정말 오랜만에 코오롱이 기지개를 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코오롱은 고합의 울산공장내 폴리에스터 필름공장(2개 라인) ,당진공장의 나일론 필름 공장 등을 46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혀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코오롱은 또 고합의 또다른 분할회사인 KP케미칼의 인수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채권단이 실사참가의향서를 보내왔을때 코오롱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폴리에스터 원료인 TPA공장을 갖고 있지 않은 코오롱은 KP케미칼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매각방식인 필름사업 인수와는 달리 주식인수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이는 KP케미칼은 코오롱의 관심권안에 들어와 있는게 분명하다. 또 금강화섬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당초 코오롱은 채권단에 79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과거에 보냈지만 지금은 그 값으로 살 생각은 없다며 짐짓 튕기는 자세다. 그러나 구미공장이 풀 캐퍼시티로 설비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인접해 있는 금강화섬을 인수하면 차별화 원사 생산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를 포기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새한, 동국무역 등 줄줄이 좌판(?)에 늘려있는 화섬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을 보면서 전략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화섬부문에서 코오롱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두가지 이유에서다. 일단 자금력에서 코오롱은 1000억원 정도는 투자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예년의 경우 감가상각비 범위인 800억원를 계속해왔고, 현행 110%인 부채비율이 150%까지 오르는 것을 용인하면 1000억원 정도 투자는 더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주)코오롱의 투자여력은 2000억원 안팎으로 보인다. 현재 기업을 인수할 능력이 코오롱과 효성 밖에 없다는 점도 또다른 배경으로 작용한다. 코오롱측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업체를 포함하더라도 화섬업체들의 구조조정에 기여할 기업은 코오롱과 효성, 단 두군데 밖에 없다"고 장담한다. 때문에 라이벌 효성의 움직임만 체크하고 대응하면 자신들의 뜻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한다. ◇새로운 주력사업 찾기..타계열사도 활발 다른 계열사중에는 일단 코오롱정보(22520)통신의 움직임이 최근 포착됐다. 코오롱정보통신은 "사업다각화 및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15개 가량의 인수대상 기업을 사전분석하고 있다"며 "쌍용정보도 대상기업 중 하나로 검토되지만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솔루션 및 IT서비스 부문 강화와 책임경영체제를 골자로 전사적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는 코오롱정보는 "현재 하드웨어 유통 비즈니스가 전체 매출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업확장이 어렵다고 판단돼 사업 다각화 및 신규 비즈니스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만일 코오롱정보가 쌍용을 인수, 합병할 경우 국내 SI업계 4위 업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하지만 이 건은 아직 그룹차원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주)코오롱이 고합 사업인수에 나설 당시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던 것과는 다르다. 회사측은 "아직까지 그룹 차원에서 검토된 사항은 아니며 분석을 거쳐 타당성이 검증될 경우 자금 등의 측면에서 그룹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코오롱인터내셔널도 사업개발팀(팀장 한명언)을 신설, 중국 유통사업 진출을 중심으로 한 중국전략을 마련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지역에 사업확대를 위해 사업개발팀이 1~2개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존 상해지사에 대해 중국전문가로 지사장을 교체하고, 현지인 채용을 늘리는등 본격적인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코오롱은 9월경 중국 투자계획을 가시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구로공장 매각에 나서는 등 물리적 토대마련도 병행하고 있다. 또 특수수지분야에서 입지를 굳건히 다진 코오롱유화(11020)도 오는 2006년까지 450억원을 투자, 여천석유화학공단에 연산 3만톤을 증설, 총 8만8000톤규모의 석유수지 생산능력을 보유해 세계 3위 메이커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바 있다. 코오롱은 화섬, 유화분야에서는 입지를 굳히고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유통, 건설 등도 꾸준히 다져간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그룹 안팎의 인식이다.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는 배고픔이 코오롱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사업무대를 중국으로 넓히는 것이 한가지 반응이고,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찾는 작업이 배고픔에 대한 또다른 반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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