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 마을이 촬영지로 변한 이유, 양평군 두물머리(VOD)

  • 등록 2009-04-15 오전 11:51:31

    수정 2009-04-15 오전 11:51:31

[경향닷컴 제공] 사진 동호인들이 손꼽는 최고의 출사지 ‘두물머리’. 서울에서 6번 국도를 타면 바로 닿을 수 있는 곳에 최고의 절경이 숨어 있다. 최근에 개통된 중앙선-양수역은 두물머리를 더욱 가까운 곳으로 만들었다. 
 
▲ 두물머리 출사의 단골 풍경/ 멋진 풍경사진 가운데 잔잔한 강물에 배가 떠 있다면 두물머리가 아닌지 살펴볼 만하다.


행정구역상 춘천이지만 화천이나 양구와 더 가까운 소양호 안쪽 마을. 그래서 이름도 ‘물안마을’이다. 춘천시 북산면 부귀리는 46번 국도를 타고 화천까지 들어가 다시 산길로 4km를 돌아들어가야 닿는 깊은 산중에 있다. 청평사로 가서 넘어가는 길도 있지만 겨울이면 거의 막혀 있다. 산이 험해 눈이 오면 녹지 않는 탓이다.

물이 만나고 사람이 만난다.

예부터 두머리(옛날엔 두물머리를 두머리라 불렀다)는 서울로 들어가기 전 하루 머물러 가는 쉼터였다. 강원도 산골에서 물길을 따라 온 뗏목과 나무들이 이곳에서 쉬어 가고 사람도 같이 쉬었다. 주막집이 늘어서고 50가구가 넘게 살면서 서울로 오가는 길손들로 북적거리는 마을이 되었다.

두물머리가 포구 역할을 마감한 것은 1973년 팔당댐이 생기면서부터다. 서울로 드나들던 뱃길은 자동차가 대신했다. 이곳 강가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배가 다니지 않게 됐다. 지금은 다섯 가구 남짓 남아 있다. ‘두물머리 포구’ 바로 앞 널찍한 가게도 지금은 문을 닫았다. 문 닫은 가게에선 낮부터 동네 주민 몇이 모여 막걸리를 들이켠다.

두물머리는 양수리가 확대되면서 행정구역상 양수5리로 편입됐다. 나루터 마을의 흔적이라고는 ‘두물머리 포구’라는 이름뿐이지만 물이 만나는 곳에 사람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하루에도 수천 명의 사람들이 두물머리의 절경을 담기위해 이곳을 찾는 것이다.
 
▲ 흔적만 남은 옛 나루터/ 이곳이 나루터라는 흔적은 ‘두물머리나루터’라고 쓰인 비석밖에 없다.

7년 만에 이번 봄에 부인과 아이들을 이곳으로 데려오기로 했다는 박영철씨(49)에게 귀농의 성공 비결을 물었다. “환상을 빨리 버려야죠.” 그의 대답은 확고했다. 귀농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시골에 오면 뭔가 특별할 것이란 환상에 있다고 한다. 그는 “여긴 자기 손으로 안하면 아무 것도 안 된다”며 “먹을 것도 직접 재배해야 하고 집수리는 물론 생활의 모든 것을 자기가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골의 공기 좋고 편안한 생활만 꿈꾸지 말고 몸으로 일할 준비가 됐을 때 귀농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울가 한편에선 공사가 한창이다. 무너져가는 집을 마을 청년들이 뚝딱거리고 있다. 폐가를 개조해 체험공간으로 바꾼다고 한다. 모두 ‘형님’, ‘아우’라 불러가며 일을 한다. 물안마을은 품앗이로 일을 한다. 농사일도 체험시설 운영도 다 품앗이다. 품앗이로 해서 얻은 수익은 마을 주민들이 골고루 나눠가진다. 얼마 전에는 체험학습 수익금으로 집집마다 외양간을 만들고 소를 한 마리씩 들였다.






드라마의 명장면 모두 ‘두물머리’에서

두물머리를 찾아오면 땅 위에 놓여 있는 돛단배를 볼 수 있다. 바로 드라마 <허준>에 나왔던 그 배다. 두물머리에서 한 평생을 산 이귀현씨(63)는 이곳의 산 증인이다. “1965년까지 마지막 뱃사공 조수 역할을 했어요. 어르신들 배 끌고 가면 물도 퍼 주고, 앞에 서서 삿대질도 하고 그랬죠.”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배를 통해 일을 하고 배를 통해 돈을 벌었다.

최근 드라마에서 고뇌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물 위에 비쳤다면 배경은 대부분 두물머리다. 드라마 <첫사랑> 마지막 회에서 주인공 남녀가 재회하는 곳도 이곳의 느티나무 아래다. 수령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는 신령한 기운 때문에 전국 무속인들이 굿판을 벌이기도 한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서울에서 차로 불과 30분 거리에 있는 두물머리는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 큰 인기다. 물안개 낀 풍광을 담기 위해 새벽부터 카메라를 들고 찾는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날도 사진 찍는 이들, 소풍 온 아이들, 그림을 그리는 노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 두물머리 내 자연도서관 물의 자연정화작용을 설명하는 구조물과 조선시대 온실재배 시스템을 복원해 두었다.
▲ 수령 400년의 고목 뿌리가 물에 있어 건강하진 않지만 400년 역사를 두물머리와 함께 했다.

숙박/
양평리조트관광호텔/ 오빈리에 있다. 200여명을 수용하는 큰 시설이 장점. 031-774-8800
무지개마을/ 서종면 수능리에 있는 펜션이다. 031-772-7686
그린힐하우스/ 양서면 용담리에 있는 모텔. 42개의 객실이 있다. 031-772-5751

맛집/
연밭/ 양수리 두물머리 입구에 있다. 연잎에 싼 연밥이 별미. 031-772-6200
기와집순두부/ 양수리에서 차로 5분쯤 떨어진 조안면에 있다. 031-576-9009
승촌식당/ 동치미국수가 별미, 양수리 연세중학교 앞에 있다. 031-576-4070

가는길/
승용차로 서울에서 강변북로를 타고 구리를 지나 양수대교 지난 지점에서 ‘두물머리’ 이정표를 따라 내려오면 된다. 청량리에서 2228번 버스를 타면 양수리가 종점이다. 종점에서 도보로 10분이면 두물머리에 도착한다. 혹은 청량리역에서 양수역까지 전철을 타면 40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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