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5G 패권전쟁...오픈소스 개발 나선 美, 전국 네트워크 확대하는 中

화웨이 제재로 예고된 미중 5G 패권전쟁 본격화
中, 전국 지급시 5G 구축…기지국 12만6000곳 개설
美 5G 특별대표 신설…자국 기업에 기술 표준화 촉구
  • 등록 2019-12-25 오후 5:58:43

    수정 2019-12-25 오후 5:58:43

사진=AFPBB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방성훈 기자]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예고됐던 미·중 간 5세대 이동통신(5G)을 둘러싼 패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5G 통신 기술을 자국기업을 중심으로 표준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은 내년까지 5G 네트워크를 전국 지급시(地級市·2급 행정단위로 비교적 큰 도시를 지칭함)로 확대하는 등 5G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中, 내년 말 전국 지급시에 5G망 구축…런정페이 “우리는 살아남을 것”

25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공업 및 신식화 공작회의에서 2020년 말까지 전국 지급시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 지급시는 293곳으로, 전체 행정 구역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중국 전역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공신부는 회의에서 인터넷 공급의 품질을 높이고 보편적인 서비스를 심화하는 동시에 벽지와 국경지역 등에 네트워트 구축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통신 속도를 높이고 요금을 인하해 빈곤층과 장애층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공작회의는 올해 말까지 전국 12만 6000곳에 5G 기지국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가제조업혁신센터 4곳 정도를 추가로 선정해 관련 기술 심사평가와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5G 상용화에 발맞춰 4K·8K,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의 응용을 가속화하고, 프리미엄 정보서비스의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도 우방국을 포섭하며 5G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 최대 통신사인 모바일텔레시스템즈(MTS)는 지난 6월 화웨이와 러시아 전역에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프랑스·독일 등 주요국도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 예정대로 화웨이 측 5G 통신장비를 사용하겠다고 돌아섰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잡아도 2020년에는 10% 안팎의 성장(매출 기준)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는 “내년에 다시 와서 우리가 아직도 살아있는지 보라”며 “미국의 제재에도 우리는 매우 잘 살아남을 것”이라며 목소리 높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문제를 담당하는 국제통신정책 특별대표에 임명된 로버트 블레어(맨 왼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화웨이 막아라…美, 5G 특별대표 신설에 오픈소스 개발 지시

미국은 5G 산업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점을 불안하게 여겨왔다. 5G는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유럽·아시아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라고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중국 정부는 올해를 5G 상용화 원년으로 선언하며 화웨이 등 관련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국가 주도의 집중 투자는 미국과 중국의 5G 기술격차를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응하기 위해 5G 문제를 담당하는 국제통신정책 특별대표직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의 보좌관인 로버트 블레어를 앉혔다. 백악관은 그가 국제 이동통신 시스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미국정부의 노력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이와 함께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대체하기 위한 이른바 5G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최근 미국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에 힘을 합쳐 오픈소스 기반의 5G 기술 개발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5G 통신장비 기술을 모두에게 공개해 ‘표준화’가 이뤄지면 전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한 화웨이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5G 표준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기업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가 지난해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부터 3년 동안 5G 기반 기설 구축에 미국보다 240억달러(약 28조원)를 더 투자했다.

미국 국방부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술 개발에 나서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같은 표준화 시도가 오라클이나 시스코 등 미국 통신장비 업체들에는 잠재적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허용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이 프로젝트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 국방부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리사 포터는 “미국에선 시장이 승자를 결정한다”며 “(오픈소스 5G 기술개발에) 참여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하지만 시장은 누가 이길 것인지 결정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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