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중공업 지분격차 확대..건설에 달렸다

현대상선 유상증자 마무리..지분격차 7%이상으로 확대
현대건설 인수..경영권 분쟁 3라운드 예상
  • 등록 2006-06-16 오전 11:56:18

    수정 2006-06-16 오전 11:56:18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위한 구주주 청약 결과는 예상대로 99%이상의 높은 청약률을 보였다. 경영권을 노리는 현대중공업측에 맞서 수성(守城)에 총력을 기울인 현대그룹측 대주주들이 대부분 유상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유상증자후 양 세력간 지분격차는 7%이상으로 확대되면서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측에 보다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남은 변수는 현대건설. 유상증자후 8.3%의 상선 지분을 보유하는 현대건설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현대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달라질 전망이다.

◇예고된 청약률..현대그룹이 유리한 고지 확보

현대상선(011200)이 14~15일 구주주들로부터 청약을 받은 결과 총 3000만주의 신주 발행분중 실권주는 0.95%인 28만5000주에 그쳤다.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앞두고 양 세력간 지분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실권율이 1%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현대그룹측에서는 현정은 회장과 현 회장의 부모(현영원 현대상선 고문과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 현대엘리베이터, 외국 투자사인 케이프포춘 등 주요 대주주들이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유상증자 물량중 20%인 600만주는 이미 우리사주 조합분으로 배정됐고, 실권주 28만5000주는 3자 배정 방식으로 우호세력에게 넘길 계획이다. 이에 따라 19일 이사회후 현대그룹측 우호지분은 우리사주 등을 포함, 38.82%로 높아지게 된다.

현대그룹측은 그동안 꾸준히 상선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 방어에 적극 나서왔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 9일 현대상선 지분을 0.27%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1.48%에서 1.75%로 높였다. 부친인 현영원 고문과 모친인 김문희 여사도 지분을 늘렸고 현대그룹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도 지분확보에 동참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증권거래소를 통해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신주인수권까지 확보, 배정분보다 0.26%의 지분을 더 받게 된다. 그만큼 수성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다.

경영권을 노리고 있는 현대중공업(009540)측도  빠짐없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유상증자후 현대중공업측 지분은 현대중공업(17.6%)과 현대삼호중공업(7.88%), KCC(5.98%) 등을 합쳐 31.46%가 된다. 증자전에는 32.94%였지만 유상증자 물량이 추가되면서 지분율이 다소 낮아지는 것. 이에 따라 현대그룹측과 현대중공업측 지분 격차는 7%이상으로 벌어지게 됐다. 현대상선은 오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실권주에 대한 처리방향을 결정하며, 7월 4일 신주를 증시에 상장하게 된다

◇현대건설 인수전..`경영권·적통성` 두마리 토끼 잡기

현대상선 관계자는 "실권주가 1%미만이라는 것은 일부 소액주주와 해외 주주들을 제외하고는 주요 주주 전부가 청약에 뛰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일반 기업의 유상증자에서는 보기 힘든 경우"라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주요 주주간 지분확보 경쟁이 붙은데다 신주 발행가격(1만4000원)이 시가보다 6000원 가까이 낮아 적잖은 차익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유상증자 실권주를 우호세력에게 넘길 예정이지만 전체 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향후 지분구도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대상선 유상증자후 총 수식수는 1억3307만주로 실권주 28만5000주는 전체 지분의 0.2%에 불과하다.

유상증자후 양측의 지분구도가 보다 명확해진 상황에서 최대 변수는 현대건설(000720)의 경영권. 현대건설은 상선지분 8.69%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상증자후 지분은 8.3%가 된다. 양 세력의 지분격차가 7% 정도이기 때문에 매물로 나온 현대건설을 현대그룹측이 가져가느냐, 현대중공업측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지분구도가 뒤바뀔 수 있다.

현대건설 인수는 양측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모태로, 건설을 인수하는 측이 현대가의 적통을 승계하는 상징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현정은 회장이 올초 사장단 회의에서 "올해 그룹의 최대 과제는 현대건설 인수"라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현대그룹은 상선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4200억원 등을 동원해 건설 인수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공식적으로 현대건설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재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중공업의 건설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어느 때 보다도 높게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산업개발 등 범 현대가의 지분이 어느 편에 서게 될지도 관심사. 유상증자후 6.29%의 지분을 갖게 되는 범 현대가는 중립쪽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거나 건설 인수의 윤곽이 드러날 경우 선택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의 상선 지분 확보와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변동에 이어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현대가의 `경영권 분쟁 3라운드`는 이미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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