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입지를 앞세운 일부 단지에는 청약자들이 몰려 청약가점이 수도권 주요지역에 버금갈 만큼 높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분양가격이 높거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단지들은 대거 미분양됐다.
◇수도권 뛰어넘는 흥행 = 17일 금융결제원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당첨자를 발표한 동일토건의 충남 천안시 쌍용동 `천안 동일하이빌` 127㎡의 청약가점 당첨 커트라인은 66점에 달했다. 이 주택형은 22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2386명이 신청, 1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127㎡형뿐만 아니라 196㎡형 이하 중형급 주택형 6개가 모두 1순위에서 모집인원을 채웠고, 229~289㎡의 4개 주택형도 순위내에서 모두 마감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판교신도시나 광교신도시의 청약가점을 60점 안팎으로 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두 단지의 분양흥행은 수도권의 최고 인기지역 수준에 버금가는 셈이다. 두 건설사는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당첨자 계약도 순조롭게 마무리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청수지구는 대거 미분양 = 반면 천안 청수지구에서 분양에 나선 3개 건설사는 모두 초기 흥행에 실패했다.
이 단지는 청약 당시엔 모델하우스를 공개하지 않는 이른바 `깜깜이 분양`전략을 활용했었다. 지자체에는 평균 3.3㎡당 935만원으로 승인을 받은 뒤 분양시에는 838만원으로 가격을 낮췄지만 수요자들에게 외면받았다.
역시 청수지구에서 분양한 한양은 `한양 수자인` 1019가구를 내놨지만 청약에는 338명만이 참여해 절반이 넘는 681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은 상태다. 10년 임대 방식으로 선보인 중흥건설의 청수지구 중흥S-클래스 역시 일반공급 504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56명에 그쳤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번 천안 분양은 지역 실수요자뿐 아니라 수도권 `떴다방`을 비롯한 투자수요까지 몰릴 정도로 의외로 큰 관심을 받았다"며 "그러나 단지별로 분양가격이나 입지, 지역에서의 인지도 등에 대한 차이가 커 분양 성패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