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에)참여정부, 그래도 힘내라

  • 등록 2005-06-03 오후 3:59:19

    수정 2005-06-03 오후 3:59:19

[edaily 문주용 경제부장] "일부에서는 참여정부에서 일하는 사람 중 학자 출신이 많다는 것을 비아냥거리며 `아마추어` 운운하는데, 이는 번지수가 틀린 비판이다. 진실은 무엇인가? 아마추어일수록 구태와 시류에 덜 물들었으니 태도가 공평무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풍부하다. 게다가 위원회 학자들은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다. 그러니 오히려 아마추어가 희망이다.(중략) 결론적으로 말해서 위원회는 나라의 희망이다. 거기에 소위 `아마추어`가 많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희망을 준다. 학자의 이론과 관료의 경험이 지금처럼 시너지 효과를 낸 적이 일찍이 없었다." 청와대내 위원회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의 글인데, 오히려 아마추어 옹호론에 눈길이 간다. 이 위원장의 말대로 아마추어들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 특히 `프로`인 노회한 관료들과 대비해선 아마추어는 분명히 희망이다. 그런데 대학교수를 지내고 국가 최고정책결정의 핵심에서 2년을 넘게 일해온 사람은 지금쯤 아마추어인가, 프로인가. 대학교수 출신으로 국가정책결정에도 깊숙히 관여해온 이 위원장이 이렇게 아마추어를 옹호하는게 영 낯선 까닭이다. 차라리 `나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우리 청와대에 있는 위원회 사람들은 더이상 아마추어가 아니다`라고 말해야하는게 아닌가. 아마추어의 순수성, 참신성은 분명히 장점이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약점도 많다. 지금 지적받는 이유는 장점이 아니라 약점 때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마추어로서의 방향성이다. 아마추어로만 머물기를 바랄 게 아니라 프로가 되어야 한다. 장점은 유지되고 약점은 극복해가야 한다. 나라의 희망이 아마추어에게 있는지는 몰라도, 아마추어의 희망은 `프로가 되는 것`이어야 한다. 집권 3년차에 `오히려 아마추어가 희망이다`는 이위원장의 말이 궤변처럼 들리는 건 아마추어들의 방향성이 안 느껴져서다. 이 위원장의 아마추어 옹호론은 최근 청와대를 향한 `국정운영 난맥`이라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그만큼 절박해보인다. 최근 언론과 정치권의 비판이 진짜 국정운영시스템의 난맥을 탓하려하는 것인지, 아마추어리즘을 탓하려는 것인지, 참여정부 사람들을 거짓말쟁이로 몰려는 것인지 헷갈린다. 나아가 대통령의 레임덕을 끌어내려는 것인지. 아마추어리즘에 대해 청와대는 아마추어 옹호론보다는 실력으로 답하는게 옳다. 입만 앞서고 행동은 엉터리인 모습을 국민들이 기대하진 않는다. 아마추어이면서 실력이 없는 사람, 노회해진채 눈치만 보고 있는 사람은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 순수한 이상을 갖고 있으면서도 세련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제 실력을 보여야한다. 그러나 최근 비판은 단순히 아마추어리즘을 탓하는 수준 이상이다. 여기에 여권 3각축중 가장 무능한 열린우리당까지 청와대와 정부를 비판하니 어이가 없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내부적으로는 잘난체만 할뿐, 주요한 국정사안에선 청와대 눈치만 봤다. 경제에 있어선 정부 입법에 발목을 잡았고, 서민의 목소리를 경제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한 노력은 안했다. 예컨대 5.4 부동산안정대책이 나올때 우리당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 흔적이 없고 동북아균형자론, 한일관계 악화 등이 이슈가 됐을때 한번도 제목소리를 내며 국민일각의 우려를 전달한 적이 없었다. 국방, 외교사안에 대해선 앵무새처럼 `청와대 말은 무조건 맞는 말씀`이라고만 했고, 부동산 대책때는 자신들과 미리 상의하지 않았다는 불만조차도 제기하지 않았었다. 경기문제도 회복이 늦다고 여론이 지적하고 나서야 "한덕수 부총리 탓"이라고 칭얼댔을 뿐이지 않는가. 이런데도 뒤늦게 청와대와 정부를 탓하고 나서는 바람에, 끊임없이 노무현 대통령을 부정해온 보수언론의 `레임덕 조기화` 의도만 돕는 꼴이 됐다. 하여튼 참여정부는 올해 반환점을 돈다. 국민은 2년여전, 노무현 후보와 그 주변의 아마추어들의 희망을 선택했다. 국민은 아마추어들이 노회한 프로들을 엎어주길 바랐다. 정책의 디테일에선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권위 청산, 민족이익, 대등한 외교관계, 부정부패제거 등 진보의 기치로 노회한 프로들이 할수 없는 일도 조금씩 해내고 있다. 부족할지언정 방향 상실은 아니다. 참여정부 전체에 심기일전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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