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르는 2분기 어닝시즌이 걱정스런 까닭 [이정훈의 증시이슈]

12일 펩시코 첫 테이프…은행·소매·항공업 잇단 실적 발표
"S&P500기업 2분기 EPS 5.7% 늘 듯"…경기 우려 덜 반영
2분기 전망하향 기업 늘고, 에너지 제외 땐 이익 초라할 듯
보수적 3분기 전망, 증시엔 악재…종목별 선별 필요해져
  • 등록 2022-07-11 오전 10:24:58

    수정 2022-07-11 오전 10:32:4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주 반등에 성공한 뉴욕증시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맞게 됐다. 이번주 은행과 항공사, 소매업체를 필두로 2분기 어닝시즌(기업 실적 발표)이 개막하면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악화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는 기업 실적이 시장을 짓누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주 뉴욕증시에서 2분기 어닝시즌이 막을 올린다. 오는 12일 펩시코를 시작으로, 13일에는 델타에어라인과 패스테널이, 14일엔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콘애그라, 아메리칸아웃도어브랜즈, 신타스, TSMC가, 15일엔 웰스파고, 씨티그룹, PNC파이낸셜, BNY멜론, US뱅코프, 스테이트스트리트, 유나이티드헬스가 각각 실적을 공개한다.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 국 통화긴축정책이 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나오는 기업 실적 발표인지라, 이번 어닝시즌은 향후 경기 침체와 증시 본격 반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 변수다. 그렉 패속 AXS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도 “증시 내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단초를 얻기 위해 이번 어닝시즌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아직까진 미국에서 기업 이익의 급격한 악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시장조사기관인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다소의 하향 조정이 나타나곤 있지만, 올 3분기와 4분기에는 이보다 높은 각각 10.9%와 10.5%의 이익 증가율이 점쳐지고 있다. 올해 연간으로도 EPS는 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를 애널리스트들의 보수적인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에 따른 착시로 보는 쪽도 있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은행은 이미 올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0.7%까지 하향 조정했는데, 기업 이익 전망치를 이를 따라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 때문에 오히려 이번 2분기 어닝시즌에 이익 하향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피터 부크바르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기업 매출 성장세가 다소 줄어들고 이익 마진도 압박을 받고 있는데도 정작 애널리스트들은 기업 이익 전망치를 잘 낮추지 않고 있다”면서 “만약 실적 눈높이를 재조정해야 한다면 이번 어닝시즌이 그 시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닝시즌을 앞두고 당사자인 기업들이 자사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미리 낮추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103곳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무려 71곳이 2분기 EPS 전망치를 당초보다 낮춰 잡고 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59곳, 10년 평균인 66곳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2019년 4분기의 73곳에 이어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반면 EPS 전망치를 높인 곳은 32곳에 불과했다.

이를 반영해 팩트셋은 현재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2분기 EPS가 4.0%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대로 라면 이익 증가율은 2020년 4분기의 3.8%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설령 2분기 EPS가 양호하게 나온다 해도 이익의 질(質)적인 면은 그 만큼 충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역사상 최고 이익을 내고 있는 엑손모빌과 셰브론, 옥시덴탈 등의 주요 에너지 기업 이익을 제외하고 보면 나머지 상장사 이익은 전기대비 감소세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향후 3분기, 또는 하반기,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에 좀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슨 프라이드 프라이빗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표면적으로 2분기 이익이 여전히 강할 것으로 나오겠지만, 최근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올해 기업들의 이익 마진은 악화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의 달러화 강세가 테크기업이나 주요 수출업체들의 이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오라클 같은 업체인 달러화 강세로 인해 4분기 매출이 5%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다 보니 전체적으로 이번 어닝시즌은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적어도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좀더 우세하다.

부크바르 CIO는 “이번 어닝시즌에는 양호한 2분기 실적과 보수적인 3분기 전망이 함께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들이 높아진 생산원가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가격으로 전가하고 있는지, 또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세심하게 들여다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가격 전가력이나 이익 유지 능력에 따라 종목을 선별하는 뜻이다.

또 마이클 에어론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 변동성이 얼마나 커질 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시장은 이번 어닝시즌이 매우 도전적일 것으로 각오하고 있는 것 같다”며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더라도 향후 실적 전망은 낮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래야만 기업들 입장에서도 3분기에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기 편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이번 어닝시즌은 시장을 실망감을 안겨줄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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