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민심 못 읽는 ‘친박 지도부’

  • 등록 2016-11-13 오후 2:35:54

    수정 2016-11-13 오후 2:35:54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정현 당 대표는 파도에 부서진 난파선의 선장을 자임했는데 그 선장이 ‘이 배는 내 배다. 내 사람만이 지킬 수 있다’고 고집한다면 누구와 노를 함께 저으며 풍랑을 헤쳐갈 수 있겠느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8일 당내 지도부 총사퇴 요구에 버티기로 일관하는 이 대표를 향해 이렇게 일갈했다. 정 원내대표가 계파색이 옅은 중립 성향, 이른바 ‘낀박’ 인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도부 사퇴 요구 목소리는 친박과 비박의 구분을 떠나 사실상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느낌이다.

이 대표에 대한 퇴진 요구는 결국 청와대와의 선긋기다. “지도부는 대통령과의 의리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잘못이 있다. 그런 마인드를 갖고는 현 사태를 수습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김무성 전 대표의 말 속에는 당 수습보다 박 대통령과의 의리가 더 중요하냐는 힐난이 담겨 있다. 야권에서조차 “지금이라도 대표직을 그만두고 청와대로 가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이 대표가 국회 내 ‘청와대 출장소’ 아니냐는 시선이 다분히 깔려 있다.

친박 진영 내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친박계 강경파인 김태흠 의원이 “대표직 유지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퇴를 거론했을 정도다. 한 친박계 의원은 “우선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포함한 특검까지 받겠다고 했으니 결과를 지켜보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당 차원서 탄핵을 거론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얘기지만 ‘하야’를 부르짖는 성난 민심을 ‘친박서 탄핵을 거론했다’는 ‘액션’ 정도로 잠재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대표 등 친박 지도부는 ‘당 분열을 자초했다’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된다. 그들의 정치 여정은 보수 가치를 지향한 국민에게조차 또 한번의 실망을 안기는 일이다. 배는 선장 혼자 움직일 수 없다. 더욱이 난파선이 된 배가 움직일리 만무하다. 당심과 민심이 요구하는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새누리당은 전통적인 텃밭 ‘대구·경북(TK)’에서조차 사상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지지율 선두 자리를 내줬다. 새누리호의 골든타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친박 지도부의 버티기는 어쩌면 침몰을 기다리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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