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을 받으며 나락으로 떨어지던 백화점 매출을 잡아준 불패 아이템 ‘명품’. 명품 브랜드는 해외여행 등을 떠나지 못하는 보상소비의 수혜를 받으며 전에 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주요 백화점들이 진행하는 해외 명품 시즌오프는 오히려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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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행사 첫날인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해외 명품 매출이 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78.5% 올랐다. 다른 곳보다 늦게 시즌오프를 시작한 신세계는 행사 첫날인 27일부터 30일까지 26.1% 신장했다.
물론 매출 오름세는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시즌 오프 이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신장률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올해 5월 1일~30일까지는 50% 더 팔렸다. 시즌오프 기간 신장률이 더욱 감소한 것이다.
명품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음에도 시즌오프의 흥행이 미지근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에르메스나 루이비통, 샤넬과 같은 초특급 명품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이 같은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오히려 가격을 높이는 전략을 통해 매출 상승을 끌어내고 있다.
루이비통은 올해에만 다섯 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프라다 역시 지난달에만 가격을 두 번 올렸다. 그런데도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전 세계에서 7번째로 큰 15조원에 달했다.
초고가 명품이 할인에 나설 경우 문을 열자마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달려가는 ‘오픈런’이 폭발적으로 발생할 게 불 보듯 뻔하지만, 이들은 시즌오프에 동참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덜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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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시즌 오픈·신상품 출시 시기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기 때문이다. 이에 집중적으로 할인을 모아서 실시하는 정기세일과 같은 성적을 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명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올해 초부터 가정의 달을 맞은 이달 초까지 이미 명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많아 시즌 오프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와 관련, 시즌오프는 이월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미 많은 구매가 이뤄진 만큼 털어내야 할 물량 자체가 적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초반인 데다 이미 수요가 발생한 부분도 있다”며 “행사가 단기간에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물량을 계속 풀 예정이라 성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