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집 한채로 노후 걱정 끝?

  • 등록 2006-02-17 오후 5:00:11

    수정 2006-02-17 오후 5:00:11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부동산(주택)을 담보로 대출금을 매달 받는 역 모기지론이 내년부터 도입된다고 합니다. 집 한 채 있고 뚜렷한 소득이 없는 노인들 입장에선 생활비를 타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정책이란 평가입니다.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경우 집값 안정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산업부 부동산팀 윤진섭 기자의 생각입니다.

65세 이상의 서민층 고령자가 내년부터 주택을 담보로 역(逆)모기지론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역모기지론이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주택)을 담보로 대출금을 약정금액에 도달 할 때까지 일정 주기로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입니다.

집 한 채 있고 뚜렷한 소득이 없는 노인들 입장에선 집을 담보로 잡히고 매달 일정 금액을 생활비로 타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반가운 소식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역모기지론 방안에 따르면 대략 3억원짜리 주택의 경우 사망할 때까지 월 93만원씩을 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6억원짜리 주택은 매달 받는 금액이 더 많습니다.

현재도 은행권과 보험권에서 출시되고 있는 역 모기지론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들의 이용 실적이 낮아 천덕꾸러기 상품으로 전락해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국내에서 출시된 역모기지론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기간이 5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또 대출기간이 10년 이상으로 확대되는 경우에는 담보인정비율이 60%를 넘을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만기가 기껏해야 20년 밖에 안 되므로 20년 이상 살면 `집도 돈도 없는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셈이죠.

이와 함께 주택가격과 연동하는 상황에서 금리, 이용자의 장수 여부 등에 관한 리스크에 대해 적절히 보증할 만한 기구가 마련돼 있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은행권의 모기지론은 주택담보 대출의 변형적 형태에 불과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이 같은 역모기지론 상품의 이용을 가로 막는 부분을 보완해, 종신형 모기지론을 내놓았습니다. 우선 정부가 공적 보증을 담당키로 해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부담을 완화 시켰습니다. 이와 함께 서민형 주택에는 2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혜택, 등록세 면제 등 다양한 유인책도 마련했습니다.

무엇보다 기간을 정하지 않고 종신 보장키로 해 이전 은행권의 모기지론과 분명한 차이점을 뒀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나 시장에서도 정부의 대응이 매우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종신 모기지론이 제대로 정착되면 주택시장도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특히 2주택 이상을 가진 다주택보유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일부 주택을 처분하고 나머지 주택에 대해서도 역모기지론 대출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는 입장입니다.

또 집을 통한 재테크 또는 자녀 상속 방식이 달라질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역모기지론이 노후 대비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무리한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 패턴이 크게 줄어, 주택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그러나 역 모기지론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우선 금리에 대한 메리트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모기지론 금리는 리스크를 감안한 가산금리를 붙여 연 8.0%선입니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현재 5~6%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표면상 금리 메리트는 없다는 게 금융권의 반응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자산 가치를 매우 높게 고려하는 국내 현실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부정적 사회 인식이 역모기지론 상품의 이용실적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뛰는 상황에서 집을 담보로 잡히고 대출이자와 보험료 등을 부담하면서 연금으로 돌리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라며 “차라리 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주고 실버주택에 옮겨 앉는 게 더 낫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집=상속` 이라는 국민 정서가 바뀌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그만큼 역모기지론 정착이 더딜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의외로 많습니다.

실제 은행 창구에선 노년층들이 역모기지론을 문의하거나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더라도 자녀들이 반대해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노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집 한 채 있고 뚜렷한 소득이 없는 노인들 입장에선 주택을 담보로 하는 역모기지론은 노후생활의 안정적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제대로 정착된다면 다주택 소유 등에 따른 집값 폭등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기자의 생각입니다.

이런 이유로 역모기지론은 첫 단추부터 잘 꿰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정부는 국가적 현안으로 떠오른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 폭등, 고령화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시행에 들어갈 때까지 사회 각계로부터 지적될 문제점을 보완해 제도 시행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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