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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원래 그런 거다. 뭔가를 그리워한다는 게 말이다. 바닥이 파일 만큼 그어내고, 한 가지 톤으로 몰아가고, 때론 짧게 때론 길게 겹치고 또 겹쳐내는, 그 외에 별다른 게 있겠느냐는 말이다. 그 선과 색, 결을 한 화면에 응축하니 바로 ‘네가 그립다’(Missing You-2104·2021)가 됐을 터다.
그렇다고 방식까지 자유로운 건 아니다. 아니 치밀하다는 게 맞다. 우연하게 나간 듯하지만 정교하게 계산한 붓길이고, 어쩌다 포개졌나 싶지만 의도를 품고 조합한 색감이니까. 다만 “억지로 쥐어짜내려 하지 않고 내 몸 안에서 걸러져 드러날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선·색·결만 남기는 필터링, 그 지난한 시간을 참아낸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