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죄송하지만 동문서답", 한동훈 답변 길어진 이유는

민주 이탄희, 인사정보관리단의 '형사처벌 가능성 판단 여부' 질의
한동훈 "위법 여부는 판단하지만 형사처벌 여부는 판단 안한다"
이탄희 "하는게 맞는데 아니라고 표현하느라 고생, 업무 절차 공개해야"
  • 등록 2022-07-29 오전 11:19:13

    수정 2022-07-29 오후 1:11:36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운영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며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압박했다. 한 장관은 명확한 답변을 피하며 관리단 검증 업무와 검경 수사 업무의 혼용 위험성을 부인하는데 주력했다.
MBC캡처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28일 저녁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장관에게 인사정보관리단 운영 절차 투명성과 관련해 집중적인 질의를 했다.

이 의원은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장관이 (관리단의) 1차 검증 업무에 대해 설명하신 부분이 있다”며 전날 한 장관 발언을 먼저 소개했다. 한 장관은 전날 “인사검증 로우데이터(raw data, 원자료)가 몇 백가지 있지 않겠나. 그것을 법적으로 문제 되는 사안인지 여부 등을 판단하는 것이 1차 검증 자료”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해당 진술을 소개한 뒤 “법적으로 문제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는 형사처벌 가능성도 판단이 들어가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그 자료라든가 그 판단과 검찰의 업무와는 완전히 분리돼 있고, 그쪽으로 (자료가) 넘어갈 거는 없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로우데이터에 대해 법적인 판단을 하시는데, 봤을 때 이 사안이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다, 이런 판단도 법적 판단에 들어가 있느냐”고 다시 물었다. 관리단이 자료를 가지고 형사적 판단도 하느냐고 다시 물은 것이다.

한 장관은 “어, 그런 판단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제 얘기는 이게 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 위법소지가 있다는 정도의 의견을 내지 이게 형사처벌의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판단은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한 장관은 이같은 답변에 “그런데 위법소지에는 형사법, 민사법 몇가지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한 장관이 “어, 그렇지만...”이라며 다소 말을 흐리자 이 의원은 재차 “(형사적 처벌 판단이) 포함되는거 아닙니까, 사실상”이라고 물었다.

한 장관이 언급한 ‘위법 판단’이라 하면 사실상 형사적 처벌 여부에 대한 판단과 동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장관은 이에 다시 “인사검증에 오를 정도의 분들일 경우에 명백하게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는 정도의 내용이 나올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형사처벌 판단 여부에 대한 답이 아니라 그러한 판단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일이 많지 않다는 답이다.

이에 이 의원은 “장관님 죄송하지만 그게 동문서답인 것이, 저는 그 판단에 형사처벌 여부에 대한 판단도 같이 하시느냐는 걸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있냐 없냐를 떠나서”라고 바로잡았다. 실질적으로 안하는지를 떠나서 ‘형식적으로 하느냐’를 물어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결국 “아닙니다. 안합니다”라면서도 다시 “위법 여부만 판단한다”는 애매한 답을 내놨다.

이 의원은 또다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데 형사처벌 여부는 빠지느냐”고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이 의원은 “달리 말하면, 저희 법조인들이 쓰는 말로 ‘형사구성요건 해당성’, 판단합니까”라고도 물었다.

한 장관은 “다시 정리의 말씀 올리겠다”며 “저희가 그 자료를 형사처벌하도록 검경에 넘기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다시 “그걸 물어보는게 아니고, 판단을 하시냐, 법적 판단에 형사법적 판단 들어가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만약에 그 사안 자체가 형사적으로 정말 문제되는 경우가 보인다면 그건 인사검증에 있어서 사안에 대해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의원님 제가 (자료) 하나하나를 다 보지는 않는다”며 해명을 이어가려했다.
사진=뉴시스
이후 질의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이 의원은 자신의 질의 목적을 정리했다. 이 의원은 “질문 취지는 이거다. 이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죄송하지만 장관님 태도도 한몫한다”며 “제 생각엔 법적인 판단은 형사적 처벌 가능성도 판단해야 상식적으로 맞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걸 굳이 아니라는 식으로 표현하시느라 고생하고 계신데, 이 프로토콜 자체를 공개하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의원실에서 절차에 대한 자료를 (법무부에) 달라고 했는데 거부했다”며 “절차도 공개하기 어렵다는 건 썩 와닿지는 않는다. 절차나 프로토콜에 대해 공개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인사정보관리단이 업무 절차나 내규 등을 공개하지 않다보니 형사처벌 판단여부에 대한 답변도 한 장관이 명확하게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날 한 장관이 법적 판단, 위법 소지는 “판단한다”면서도 ‘형사처벌 판단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던 것은 인사정보관리단이 사실상의 검찰 사정 기능까지 대행한다는 우려를 피하기 위한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실제로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시작부터 청와대가 하던 인사검증을 부처에 불과한 법무부가 맡음으로써 인사 검증을 이용한 법무부-검찰의 사정기능 비대화에 대해 우려해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곰신' 김연아, 표정 3단계
  • 스트레칭 필수
  • 칸의 여신
  • 김호중 고개 푹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