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금리도 안보는 금통위원

  • 등록 2002-03-27 오후 6:09:18

    수정 2002-03-27 오후 6:09:18

[edaily 하정민기자] 최근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 내정자들의 면면이 드러나면서 이 들의 말 한마디마다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리고있습니다. 특히 몇몇 금통위원 내정자들의 튀는 언행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일이 발생하면서 금통위원의 위상과 역할을 되짚어보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경제부 하정민 기자가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전해드립니다. 현재 국고채수익률이 얼마냐는 질문을 받았다면 여러분들은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으십니까. 채권시장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야 식은 죽 먹기겠지만 주식시장이나 기타 금융시장에서 일하고있는 분들은 선뜻 답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럼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중추를 담당할 분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면 어떤 답을 들어야할까요. 오늘 아침 모 증권사가 주최한 조찬강연회를 다녀왔습니다. 금통위원 내정자인 최운열 증권연구원장이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자산운용 전략-국내외 주식시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현직 대학교수답게 최 원장의 강연은 막힘이 없었고 참석자들의 호응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최 원장은 이날 한 나라의 통화정책을 책임지게 될 금통위원 내정자답지 않은 발언을 해 참석자들을 당혹케했습니다. 최 원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증시를 활성화하려면 기관투자가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4~5년 후에는 국민연금의 자산이 200조 이상으로 불어나 국내 최대 금융기관으로 등극하게 된다. 연금 자산운용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는 무조건 안전하게 해야한다고 난리다. 주가 500포인트대일 때도 한 텔레비전 토론프로그램에 나가 연금도 주식투자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 벌써 주가 900이다. 그때 주식투자를 했으면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거고 그 수익을 고스란히 은행에만 예치해도 몇년동안 자산운용 걱정을 안해도 됐을 지 모른다. 안전한 투자대상이야 국고채지만 채권만 가지고 연금자산 운용할 수 있나. 지금 국고채수익률이 5%대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이 내말대로 주식투자했으면 지금 발뻗고 잘거다(?)" 증권연구원장으로서 발언이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칩시다. 하지만 뒤에 따라온 `국고채 수익률 5%`는 또 뭡니까. 27일 증권업협회 고시기준 3년만기 국채수익률은 6.46%입니다. 5%대를 5.99%로 해석한다 쳐도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납니다. 실수라고 넘어가기엔 석연찮은 부분이죠. 강연에 참석했던 한 참가자는 "5%대와 6.46%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숫자"라며 "금통위원 내정자가 현재 금리수준을 모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강연을 들으러 간 이유는 금통위원이 현재 경기상황을 어떻게 보고있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이 자리는 최 원장이 금통위원으로 내정되기 전 만들어진 자리입니다. 이날 강연도 금통위원 내정자가 아닌 증권연구원장으로 참석한 거고요. 그러나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이고 우리나라에 금통위원은 한은총재를 포함해 단 7명입니다. 그런 금통위원으로 내정된 사람이 현재 금리수준을 모른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오는 4월8일부터 김병일, 김태동, 최운열 금통위원 내정자는 4년임기를 시작합니다. 신임 박승 총재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은 거죠. 금통위원으로 내정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금리수준조차 파악하지않은 분을 직접 대하면서 뭔지 모를 답답함을 느낀 사람이 저뿐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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