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진단서 '회복세' 뺀 KDI…"경기둔화 지표 증가"

"대외여건 악화에 수출 중심 성장세 약화"
제조업 이어 비제조업 기업심리도 악화
내년 1%대 경제 성장률 전망 이어져
기존 2.3% 전망 KDI도 하향조정 할듯
  • 등록 2022-11-07 오후 12:00:00

    수정 2022-11-07 오후 9:38:38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향후 경기 둔화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1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의 악화에 따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 회복세 완만’에서 ‘경기 회복세 약화’로 부정적 입장으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에는 ‘성장세 약화’로 경기 진단이 더 어두워졌다. ‘경기 회복세’라는 기존 판단을 거둬들인 것이다.

KDI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서비스업은 주요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라면서도 “그러나 대외여건의 악화로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향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심화하면서 지난달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10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5.7% 감소해 2년 만에 역성장을 나타냈다. 대중 수출 감소폭이 15.7%로 전월(-6.5%)대비 크게 확대됐고, 중국을 제외한 지역으로의 수출도 2.2% 줄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17.4% 줄어 석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요 둔화 영향에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계절조정 기준)는 지난달 73에서 이달 75로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BSI는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비제조업 기업심리도 77에 그쳐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력난,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이다. KDI는 제조업에 이은 비제조업의 기업 심리 하락이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주요국의 제조업심리지수와 OECD 선행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등 세계 경제의 성장세는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이에 따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로 전환되고, 제조업이 부진해지면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KDI는 미국의 금리 인상 지속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00∼3.25%에서 3.75∼4.00%로 0.75%포인트 올렸다. 6월과 7월, 9월에 이은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이다.

이에 따라 한국(3.00%)과 미국(3.75∼4.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벌어졌다. 시장에선 연준이 내달 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한다. KDI는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적으로도 단기자금시장에서 일시적인 신용불안이 발생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오는 10일 하반기 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KDI는 기존에 2.3%로 제시했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를, 한국경제연구원은 1.9%를 내년 성장률로 각각 제시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1.9% 전망치를 내놨다.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대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동청 KDI 교수는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세미나에서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대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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