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전 백제 장식기와 '치미' 첫 공개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왕흥사터 출토품 복원
백제 건축의 진수 치미·장인정신 엿볼 수 있어
우아한 곡선·화려한 꽃무늬 일품 '하나의 예술품'
  • 등록 2016-11-03 오전 11:33:11

    수정 2016-11-03 오후 2:09:53

왕흥사지 치미(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백제시대 건축의 진수로 평가 받는 6세기께 지붕 장식기와 ‘치미’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치미는 동아시아 전통건축물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지붕의 장식기와로, 용마루 양 끝에 올려 건물의 위엄을 높이고 귀신 쫓는 역할을 하는 부재를 말한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13~2014년 충남 부여군 규암면 소재 왕흥사지(사적 제427호)에 대한 발굴조사 때 출토됐던 백제 치미를 복원해 3일 오전 언론에 먼저 공개했다. 고대 건물지에서 용마루 좌우의 치미 1벌(2점)이 함께 출토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공개된 왕흥사터 치미는 왕흥사지 창건 당시(577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여 부소산 폐사지 치미, 익산 미륵사지 치미 등 현재까지 알려진 고대 치미들 중에서도 가장 시기가 이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출토 당시 지붕에서 떨어져 조각난 상태로 땅에 묻혀 있었다. 연구소 측은 이를 수습해 남쪽 치미는 상부만, 북쪽 치미는 하부를 복원하고 삼차원 입체영상 기술로 상하부 전체를 복원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복원 이미지에 따르면 왕흥사지 치미의 높이는 123㎝, 최대 너비 74㎝이다.

연구소 측은 “왕흥사지 치미는 전체를 만든 뒤 상부와 하부를 분리해 따로 구워낸 것으로 판단된다”며 “마름모꼴의 꽃장식인 연화문, 구름문, 초화문 등의 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식했고, 전체적으로는 꼬리 부분을 하늘로 향해 날카롭게 표현해 마치 새가 꼬리를 세워 비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단순할 수도 있는 지붕장식을 화려함과 위엄을 갖춘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백제 최고 수준의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여 왕흥사지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00년부터 총 15차에 걸쳐 학술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유적이다. 2007년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보물 제1767호)가 나와 큰 주목을 받았던 절터다.

출토된 치미는 3일 오후 1시 30분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리는 ‘6∼7세기 백제ㆍ신라 기와의 대외교류’ 학술대회에서 관계전문가들과 일반에 한 차례 공개되며, 오는 29일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세계유산 백제’에 출품해 전시될 예정이다.

왕흥사지 전경(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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