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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 차세대 핵잠수함도 공동개발 하기로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미국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서 오커스 정상회의를 열고, 핵잠수함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은 2030년대 초반께 호주에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3척을 판매하기로 했다. 호주가 원하면 2척을 추가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10년은 빠른 인도 일정”이라고 말했다. 잠수함 인도가 마무리되면 호주는 세계 7번째 핵잠수함 보유국이 된다. 핵잠수함은 재래식 디젤 잠수함과 비교해 잠항 시간이 길고 속력이 빠르다. 또한 소음이 적어 적에게 발각될 위험도 낮다.
미국이 이런 원칙을 포기하고 호주에 핵잠수함을 판매하기로 한 결정은 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호주를 파트너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호주 해군이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작전 반경이 중국 근해까지 넓어진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협정을 “미국 기술의 정수를 호주와 공유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세 정상은 장기적으로 미국·영국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SSN 오커스’라는 차세대 잠수함을 공동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SSN 오커스는 호주뿐 아니라 영국에도 배치될 예정이다. 앨버니지 총리는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커스 협정은 호주 역사상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큰 국방 투자”라며 “호주의 국가 안보와 역내 안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핵잠수함은 시작…더 많은 협력 준비”
오커스의 대중 견제 움직임은 핵잠수함 판매·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과 영국은 2027년 호주 퍼스항에 자국 핵잠수함을 순환 배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이버 전력과 미사일, 인공지능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프로젝트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역내 평화·안보를 위한 더 많은 협력과 가능성이 준비돼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낵 총리도 “오커스는 현 세대의 가장 중요한 다자간 방위 파트너십”이라며 “우리는 잠수함 공동 건조뿐 아니라 완전한 상호운용까지 가능케 할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3국의 잠수함 함대가 대서양과 태평양 전역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앞서 영국은 중국 견제 등을 위해 향후 2년간 국방비를 50억파운드(약 7조 9000억원) 증액했다.
중국은 자국 견제 움직임에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영국·호주가 냉전적 사고방식과 제로섬 게임을 포기하고 국제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며 역내 평화·안정에 기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