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G20서 '세기의 담판'…확전이냐 휴전이냐 갈림길

29일 미중 정상회담은 무역협상 방향만 정하게 될 듯
"10%부터" 트럼프 관세율 순차 증세로 中 압박 가능성
  • 등록 2019-06-27 오후 12:51:58

    수정 2019-06-27 오후 12:51:58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장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29일 추가관세, 화웨이 제재 등 민감한 안건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설전을 벌일 예정이다. 회담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對)중국 추가관세 여부와 미중 무역협상 재개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 2대 경제대국(G2) 간 ‘세기의 담판’이어서 협상테이블에서 오간 얘기들에 따라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될 것인지, 안개 속을 계속 헤매게 될 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정상회담은 무역협상 방향만 정하게 될 듯

26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월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약 3분의 2가 이번 미중 무역협상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극적 타결도 추가 관세 부과도 없겠지만,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는 방안이다. 앞서 금융조사업체 에버코어 ISI도 관세부과 무기한 연기 및 무역협상 재개 가능성을 45%로 가장 높게 봤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지난 1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G20(에서 갖는 미중 정상회담)은 2500페이지에 달하는 합의문을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그는 “향후 협상 방향에 대한 합의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이날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은 90% 정도 마무리됐다. 이번 담판 회동에서 미중 정상은 무역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면서도 “연말까지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적절한 노력이 이뤄져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예고했던 325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에버코어 ISI는 미국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3개월, 즉 ‘단기간’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35%로 추산했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것과 유사한 결과로 시 주석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월가에선 내년 미국 대통령 재선까지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이 이어지다가, 정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적기에 가시적인 합의안이 도출될 것을 보고 있다. 적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다만 므누신 장관이 이날 “연말까지”라고 시점을 제시한 것에서 단기 유예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트럼프 관세율 순차 증세로 中 압박 가능성

두 정상 간 양보없는 강대 강 대치가 이어지지면 판 자체가 깨질 수 있다. 미국이 수순대로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은 이에 맞서 보복에 나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기술기업에 대한 과도한 정부 보조금과 기술탈취 등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내정간섭이자 주권 침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상 결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다.

이 경우 피해는 미국보다 중국이 더 클 것으로 에버코어 ISI는 내다봤다. 그러면서 “양국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이 시나리오 가능성은 20%에 그치지만, 충격적 상황이 도래할 수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들(중국)이 나보다 더 협상 타결을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했다. 담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관세를 부과하면 그만”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는 이어 “그동안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10센트도 받지 못했지만 대중 관세가 계속되면 우리는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게 된다. 아직 부과하지 않은 3250억달러 상당의 제품에 대해서도 언제든 관세를 물릴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므누신 장관이 이날 “90%는 협상이 마무리됐다”면서도 최종 타결을 위한 ‘나머지 10%’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도 협상 결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를 물리더라도 “관세율은 10%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20% 순차 인상하며 협상력을 높였던 것처럼 추가 협상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게도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지 않으면 5%에서 시작해 매달 25%까지 인상할 것이라며 위협, 같은 방식으로 미국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낸 바 있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 대중국 추가관세에 대한 공청회를 마치고 서면 이의제기를 접수하는 등 최종 의견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대중국 추가관세를 발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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