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 대만 대선 '초박빙'…韓 반도체 여파 주목

대만 대선 한달 앞…1·2위 '초박빙'
친미·독립 성향이냐, 친중 성향이냐
韓 반도체 경쟁력에도 영향 끼칠듯
  • 등록 2023-12-13 오후 4:21:31

    수정 2023-12-14 오전 7:43:46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친미·독립 성향 집권당과 친중 성향 제1야당 후보가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문제는 미중 패권전쟁의 가장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눈이 이번 선거에 쏠려 있는데, 아직은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반도체 강국인 대만의 미래는 한국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목된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대만 대선 1·2위 초박빙 구도

13일 대만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대만 온라인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7~8일과 11일 20세 이상 성인 1201명을 대상으로 총통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해 전날 발표한 결과를 보면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35.1% 지지율로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32.5%)를 앞섰다. 이번 여론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다. 두 후보간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의미다.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 지지율은 17.0%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총선)와 함께 치러진다. 당선된 차기 총통은 내년 5월 20일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현 총통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대만 총통 선거는 그동안 중국으로부터 독립성을 추구하는 친미·반중 노선과 중국과 협력을 기치로 실리를 택하는 친중 노선의 대결이 이어져 왔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는 노골화하는 중국의 점령 야욕으로 최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관심이 모아진다.

대만은 한국 영토의 3분의1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공산당 정통성과 직결된 중요한 곳이다. 공산당은 과거 국공 내전을 통해 중화권 패권을 잡으면서 국민당을 대만으로 몰아냈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했다. 본토와 대만, 홍콩, 마카오를 더한 ‘하나의 중국’(One-China policy) 원칙이 나온 배경이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입장에서도 대만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요충지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가 있다는 점에서 핵심 물자 공급망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번 총통 선거 결과에 따라 국제정치·안보 정세가 출렁일 수 있는 이유다.

특히 선거 판세가 예측불가 기류로 흐르면서 주목도는 더 커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직전과 비교하면 집권 민진당 측의 지지율이 2.7%포인트 떨어졌다. 국민당(-0.1%포인트), 민중당(-0.3%포인트) 같은 야권과 격차가 확 줄어든 것이다. 대만 독립에 대한 열망이 강한 만큼 민진당에 대한 지지세가 크다는 관측이 많지만, 허우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 실패한 이후 파격적인 청년 주택 구매 지원 공약을 내놓은 점은 변수로 꼽힌다. 복잡한 지정학 문제 대신 경제·민생 문제를 승부수로 던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韓 반도체 산업에 영향 끼칠듯

대만 정부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개입 기류 역시 심화하는 모양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만 지역의 선거는 순전히 중국 내부의 사무에 속한다”며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의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샌드라 우드커크 타이베이 사무처장이 최근 대만 선거를 두고 “외부 세력이 선거를 조작할 목적으로 사이버 공격과 정보 조작을 하고 있다”고 한데 따른 반박이다.

이번 대만 선거는 한국 반도체 산업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친미 성향 민진당의 지원 아래 대(對)미국 수출을 등에 업고 비약적으로 성장한 TSMC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차이 총통의 8년 집권 이후 민진당의 재집권 여부를 결정한다.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라이 후보는 차이 후보보다 반중·독립 성향이 더 강하다는 점에서, 민진당이 또 이길 경우 한국 반도체를 계속 앞질러 나갈 수 있는 정치 지형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는 동맹인 미국과 가까운 민진당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표정 굳은 탕웨이..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 깜짝 놀란 눈
  • "내가 몸짱"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