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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이르면 내년 초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원유나 해외 주가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요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또 파생상품 거래단위인 거래승수가 기존의 절반으로 낮아지고 헤지를 목적으로 하는 파생거래에 한해 기본예탁금을 폐지하는 ‘헤지전용계좌’가 신설된다.
금융위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파생상품시장 경쟁력 제고 및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태현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과거 특정 주가지수상품 위주로 과열양상을 보이던 국내 파생시장은 다양한 건전화 조치에 따라 2012년부터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글로벌 파생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상품 다양성 제고 등 질적 내실화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 비해 여전히 주가지수 파생상품 비중이 높고 상장상품 수가 적으며 높은 거래 승수 등으로 세밀한 헤지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피200선물·옵션의 거래단위인 거래승수는 절반으로 낮춘다. 현행 거래승수는 코스피200은 50만원, 미니코스피200은 10만원으로 설정돼 있는데 글로벌 파생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개인들의 무분별한 투기적 수요를 막기 위해 파생시장의 진입규제 틀은 유지하기로 했다. 김 국장은 “과거처럼 개인투자자에 의존하는 방식으로의 시장 활성화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급격한 규제 완화보다는 질적 내실화를 추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선물 투자시 기본예탁금 3000만원, 옵션 5000만원은 그대로 유지하고 의무교육 시간도 30시간을 유지하되 1단계 20시간, 2단계 10시간으로 나눠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헤지를 목적으로 하는 파생거래에 한해서는 ‘헤지전용계좌’를 새로 도입해 기본예탁금을 없애기로 했다.
한편 금융위는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ELS를 발행하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시장 리스크를 관리하고 자금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ELS 운용자산과 고유재산을 명확히 구분관리하기로 했다.
당국은 위험성이 큰 ELS보다는 간접적인 형태의 투자상품인 파생결합사채(ETN) 시장을 키우기로 했다. ETN은 ELS와 비슷한 구조지만 주식시장에 상장돼 투자자가 자유롭게 환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수요에 맞는 ‘손실제한형 ETN’이 출시될 수 있도록 상장요건을 정비하고 펀드의 위험평가 산정방식을 개선해 ETN 펀드도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