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입시결과 공개” VS “대학에 선발결과 요구 말라”

교육부 네 번째 대입포럼서 학종 정보공개 두고 격론
“정부 재정지원 받는 대학 학종 입시결과 공개해야”
“학생선발도 교육, 정보요구 말고 자율성 보장하라”
“학종 지역균형 긍정”vs“지역균형이 기회평등인가”
  • 등록 2018-02-23 오후 4:00:00

    수정 2018-02-23 오후 4:37:26

8일 서울교대 에듀웰센터에서 열린 제3차 대입정책포럼에서는 학생·학부모·교사 등 9명이 발제·토론자로 참여했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해 마련한 4차 대입포럼에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입시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놓고 찬·반 진영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대학은 학종으로 뽑은 입시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반대편에선 “오히려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불균형이 심화된다”며 “더 이상 대학에 선발결과 공개 요구는 하지 말아 달라”고 맞섰다.

교육부는 23일 서울시 서부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제4차 대입정책포럼’을 개최했다. 발제는 △김평원 인천대 국어교육과 교수 △진명선 한겨레21 기자 △안성환 대진고 교사가 맡았다. 토론자로는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 △주재술 울산과기원(UNIST) 리더십센터 팀장 △박윤근 양정고 교사 △권종진 서령고 교사가 참여했다.

“수십억 정부 지원받는데 정보 공개는?”

진명선 기자는 “대학들은 교육부로부터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사업으로 해마다 10억~20억씩 국고 지원을 받는데 입시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라며 “고려대와 연세대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각각 22억7000만원과 8억 8400만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대입 학종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심각하니 이를 담보할 입시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육부는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가 본격화된 2008년부터 대학에 재정지원을 해왔다. 초기 40개 대학에 157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매년 예산을 늘려 2013년에는 78개 대학에 395억원을 지원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에는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사업 명칭을 바꿔 2016년 기준 60개 대학에 419억원을 지원했으며, 사업비의 상당수는 대학별 입학사정관 인건비로 쓰였다. 진 기자는 대학들이 정부지원으로 학종 운영경비를 충당하기 때문에 입시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토론자로 참여한 주재술 팀장은 “대입제도의 결과로 얻게 되는 정보는 고도의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하고 올바른 해석이 쉽지 않다”며 “더 이상은 대학 당국에 선발 결과에 대한 상세한 정보 공개 요구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기회 불균형은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 대학에 선발정보 요구 말아야”

학종에 대한 정보공개 요구는 선발 자율권 논란으로 옮겨갔다. 진 기자는 학종의 최대 수혜 집단으로 △대학 △고교 진학담당 교사 △대학 입학사정관들로 꼽고 “현재 정책 결정의 토대가 되는 자료는 이익 집단화된 이들과의 토론회나 세미나에서 나오는 편향된 자료들”이라며 “현 입시는 내용적으로는 대학이 학생 선발의 전권을 행사는 역대 가장 자유로운 입시”라고 지적했다.

반면 주 팀장은 “대학이 학생 선발에 있어 최대한의 자율성을 누려야 하는 이유는 대학의 학생 선발과정 자체가 교육 행위이기 때문”이라며 “대학이 스스로의 교육 철학과 운영 원칙에 따라 최대한 자율성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해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전반적으로 학종 옹호론을 펼쳤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 시기부터 지난 10년 학종은 점수 위주로 획일화된 입시 구조를 변화시켜 왔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수업시간에 질문도 하고 발표도 하는 등 학교의 모습을 바꿔 놨다”고 강조했다. 대학들이 학종을 확대해 온 이유도 바로 이런 점에서 찾을 수 있다는 논리다.

학종 옹호론자도 “선발 확대보다 내실화”

임 사정관은 “지난해 3월 서울 주요 10개 대학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학종의 지역별 합격자 비율은 수도권 55%, 비수도권 45% 수준이며 수능전형은 수도권 70%, 비수도권 30% 수준”이라며 “학종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균형 선발”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 사정관은 학종의 공정성 확보 방안으로 “평가자인 입학사정관의 전문성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며 “전문성을 갖춘 입학사정관 규모를 고려할 때 지금은 학종 선발인원 확대보다는 내실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라고 역설했다. 학종의 장점을 제시하면서도 더 이상의 학종 선발 확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 것이다.

반면 진 기자는 임 사정관이 학종의 장점으로 제시한 ‘지역균형 선발’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일반고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나오는 상황을 마치 교육 불평등이 완화된 것처럼 해석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SKY대학에 입학하는 일반고 1등급은 ‘흙수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진 기자는 서울대 입시결과를 이런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그는 “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도입한 이후 신입생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2015년 신입생 중 아버지 직업이 전문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0%로 이명박 정부 때인 2013학년도 20%보다 1.5배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지역균형 기여” 주장에 “기회 평등” 반론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임 사정관은 “수시·정시 이원화 체제를 폐지하고, 단순화 시대에 맞춰 수시 정시 통합이 바람직하다”며 “수시·정시를 통합하면서 학생부와 수능을 대입 전형자료로 함께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수시와 정시가 통합되더라도 고교 교육과정과 수능이 따로 운영되면 학생 부담은 여전할 것”이라며 “기초학력은 기존 수능을 대체하는 고교학업성취도평가로 확인하고, 학업태도와 인성은 학생부에서 살펴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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