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재경망과 봉황국제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BOA메릴린치가 내놓은 신용 리스크 관련 보고서가 중국 증시의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주범으로 지목됐다.
메릴린치는 전일 중국 A주의 신용융자 규모가 7조5000억위안(약 13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자료를 내놨다. 중국 A주식이 현재 7개 통로로 레버리지가 유입되고 있는데 원래의 자금을 계산해 보면 3조7000억위안에 달하고 평균 레버리지 비율이 두 배라고 가정하면 A주식 신용융자금액이 최소 7조5000억위안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는 A주식 시가총액의 13%, 유통시가총액의 34%에 해당하는 방대한 규모다. 기존에 시장에 알려진 신용거래 규모는 2조위안 안팎이었다.
데이비드 쿠이 BOA메릴린치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 주식에 가차없는 매도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이달 초 한 차례 증시 급락의 여파로 신용 레버리지 리스크가 상당수 완화됐을 것으로 인식하던 시장의 투자심리가 이번 메릴린치 분석으로 다시금 불안해진 데 따른 것이다. 주식을 사기 위해 빚을 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주가 하락시 급격한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어 그만큼 증시 체력이 허약하다는 것을 뜻한다.
보고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현지 증권사들은 메릴린치 분석이 터무니없다며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선 신용 우려 뿐 아니라 기업 펀더멘털 우려도 이번 급락의 배경이 됐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다음달 초부터 상반기 실적이 공개되는데 대체로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라며 “불안한 투자심리에 메릴린치의 보고서가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증시 대응에 대해 ‘금융 공산주의’란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정부에 증시 지원을 거둬들일 것을 촉구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주식시장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지 시험 무대에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악재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