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 여름 집단면역 형성"…코로나 백신 '부익부빈익빈'(종합)

백신 쓸어담는 선진국…양극화 우려 부상
미 정부 "화이자 백신 1억회분 추가 구매"
내년 상반기까지 대다수 미국인 접종 가능
"팬데믹 끝내겠다"…군사작전 펼치듯 확보
NYT "빈국들 적기 백신 확보 어려울수도"
  • 등록 2020-12-24 오후 2:25:14

    수정 2020-12-24 오후 2:26:50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요양원인 크라운 하이츠 센터 직원이 22일(현지시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벨기에 북동부 피르스에 있는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 백신 공장의 전경.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제정한 국방물자생산법(DPA)까지 동원해 군사작전 펼치듯 내년 상반기까지 최소 2억명이 접종 받을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 내년 여름이면 미국 국민 전체에 면역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마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미국을 비롯한 소수 부국들이 백신을 싹쓸이하면서 빈국들은 백신을 제대로 맞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사작전 펼치듯 백신 쓸어담는 미국

2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1억회분 추가 구입하는 계약을 했다. 내년 6월 말까지 최소 7000만회분을 받고, 그 이후 7월 말까지 1억회분을 채운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년 1분기까지 받기로 한 1억회분과 합치면 상반기에만 2억회분을 보유하게 된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번 추가 구매로 화이자에 19억5000만달러(약 2조1500억원)을 지불할 계획이다. 지난 계약까지 하면 총 40억달러 규모다.

트럼프 정부는 화이자 외에 모더나 백신 역시 내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1억회분씩 받는다. 긴급 사용 승인이 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내년 상반기까지 총 4억회분 인도 받게 되는 것이다. 1인당 2번 맞아야 하기 때문에 2억명 분량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16세 이상)과 모더나 백신(18세 이상)을 맞을 수 있는 미국인은 약 2억6000만명으로 추산된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당수 미국인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1억회분 추가 계약으로 미국은 더 많은 사람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괴적인 팬데믹을 더 빨리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내에서 내년 상반기 중 백신 부족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의 백신 확보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정부는 추가 구매 계약의 조건으로 DPA까지 동원해 화이자가 백신 제조에 필요한 특수 원료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DPA는 한국전쟁 당시 마련한 법이다. 연방정부가 민간에 전략 물자 생산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팬데믹 이후 마스크 생산 등에 DPA를 발동했던 적이 있다.

이뿐만 아니다. 미국 정부는 존슨앤드존슨(J&J)과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다른 제약업체들에서 1억회분씩 백신 구매 계약을 맺었다. 미국 당국은 이들 백신에 대해서는 아직 승인을 내리지 않았다. 허가만 날 경우 미국 전역의 대다수 국민들이 내년 여름까지는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쯤이면 미국 국면 전체에 코로나19 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한 온라인 의학매체 ‘웹엠디’와 인터뷰에서 “내년 4월이면 의료진, 요양원 거주자, 고령자 등 고위험군 외에 일반인이 언제든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잘 이뤄진다면 내년 여름 중반 혹은 여름 후반께 인구의 70~85%가 백신을 맞게 될 것”이라며 집단 면역을 갖게 될 것으로 점쳤다.

“빈국들 적기 백신 확보 어려울 수도”

게다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미국 내 인식은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는 기류다. USA투데이와 서퍽대가 16~20일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46%는 “기회가 되면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10월 말 같은 조사보다 20%포인트 늘었다. 실제 접종이 이뤄지면서 백신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에서 현재까지 백신 접종은 100만회분 이상 이뤄졌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100만8025회분의 백신 접종이 있었다. 14일 이후 열흘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집계된 규모다. 게다가 이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만 센 통계다. 미국 연방정부가 각 주정부에 배포한 백신 물량은 946만5725회분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백신 양극화 우려가 대두하는 분위기다. 소수 부국들이 초기 물량을 싹쓸이하면서 다수 빈국들이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듀크대 등을 인용한 보도를 보면, 미국의 경우 계약한 물량이 모두 들어오면 인구 대비 4배 이상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캐나다는 무려 6배 이상이다. 유럽연합(EU)는 2배다.

NYT는 “많은 빈국들은 내년에도 많아야 인구 대비 20% 정도만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등의 입도선매는 다른 많은 나라들이 적기에 백신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캐나다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업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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