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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잠수함 건조 천명…우리 軍 경항모 무용지물?

김정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설 공식 확인
반대론자들 "유사시 경항모 운용도 못할 것"
해군 "핵잠수함은 보복타격용 무기체계,
'헌터길러' 임무 아닌 생존성 모색할 것" 반박
  • 등록 2021-01-18 오전 11:00:20

    수정 2021-01-19 오전 8:55:2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설이 북한 최고지도자 입을 통해서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의 항공모함 보유 반대론자들은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까진 전력화할 경우 경항공모함(이하 경항모)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조원을 들여 경항모를 도입하느니 우리도 하루 빨리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北 “핵잠수함 설계연구 끝나”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지난 9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중형 잠수함 무장 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 개조해 해군의 현존 수중 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할 전망을 열어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했다. 여기서 ‘새로운 핵잠수함’은 원자력 추진체계 기반의 잠수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북한이 이미 확보했거나 건조하고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잠수함은 3종류다. 우선 SLBM 1발을 탑재한 신포급(고래급·2000t급)을 보유하고 있다. 로미오급을 개량한 3000t급 잠수함은 현재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사실상 건조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북한은 SLBM 6발 이상을 탑재할 수 있는 4000t급 신형 잠수함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7월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보도하면서 공개한 잠수함 모습이다. 잠수함에서 SLBM 발사관이 위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붉은 원)과, 함교탑 위 레이더와 잠망경 등이 위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파란 원)을 각각 모자이크 처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모두 재래식 디젤 추진 방식 잠수함이다. SLBM 사거리 만큼 떨어진 곳까지 항해한 뒤 공격해야 하는데, 연료전지 충전을 위해 하루 한 차례 이상 수면 가까이 부상해야 하기 때문에 적 대잠 전력에 탐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핵추진 잠수함은 이론상 3개월까지 수중 잠항이 가능하다.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도 미 본토 등 원하는 지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게다가 적에게 들키지 않고도 오랜 시간 수중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 주요 기지를 봉쇄할 수 있다. 우리 군이 보유하게 될 경항모가 유사시 진해군항을 빠져나오지 못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핵잠수함이 ‘헌터킬러’?

그러나 해군 측 주장은 다르다. SLBM에 핵을 탑재하는 잠수함은 상대방 수상함이나 잠수함을 공격하는 이른바 ‘헌터킬러’(Hunter Killer)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전한 구역에서 은밀히 대기하다가 국가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핵 보복 타격을 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는 얘기다.

해군의 설명은 이렇다. 공격용 잠수함과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용 잠수함은 운영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은 적 함정을 접촉해도 공격하기 보다는 현장을 이탈해 생존성 보장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즉, 이들에게는 본토가 핵 공격을 받았을 때 핵 보복 타격을 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살아 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것이다. 무리하게 함정을 공격하다 격침되거나 피해를 입어 유일무이한 핵 보복 타격 지렛대를 상실해 버리면 이런 잠수함을 만든 목적 달성을 할 수 없게 된다.

물론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도 함정을 공격할 경우가 있다. 적국 대잠 세력에게 탐지돼 공격을 받게 됐을 때 생존을 위해서다. 이에 따라 전쟁기간에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 잠수함으로 진해항을 봉쇄할 것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게 해군 측 반박이다.

우리 해군의 경항공모함 전투단 기동 모습 (사진=해군)
핵잠수함에 꿈쩍 못하는 항모?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 포틀랜드 전쟁 당시 아르헨티나 벨르라노 순양함이 영국 핵추진 잠수함에 의해 격침됐다. 이에 따라 항모를 포함한 아르헨티나 함정들이 항구 밖으로 나오지 못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는 영국의 핵잠수함이 무서워 숨은 것이라기 보다 아르헨티나 해군이 당시 변변한 대잠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국 잠수함을 대상으로 대잠작전을 수행할 수 없어서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는 얘기다. 즉, 영국의 핵잠수함 때문이 아니라 영국 잠수함 때문에 아르헨티나 함정들이 항구에 대피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는게 해군 측 설명이다. 경항모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잠능력을 갖춘 수상함과 해상초계기, 대잠헬기, 잠수함 등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항모와 다르게 운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설사 북한이 전략 잠수함을 진해항 봉쇄를 위해 운용한다 치더라도 우리의 대잠함정과 대잠초계기, 대잠헬기, 디젤잠수함을 먼저 출항시켜 북한 핵잠수함에 대한 헌터킬러 작전을 수행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동맹인 미국의 공격 핵잠수함과 대잠초계기, 대잠헬기 등이 함께 작전하기 때문에 북한 핵전략 잠수함은 더욱더 핵 보복타격이라는 마지막 지렛대를 지키기 위해 전시 내내 연합군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은밀히 운용할 것이라는게 해군의 주장이다.

항모 못따라가는 재래식 잠수함?

이와 함께 해군은 항모와 항모를 호위하는 잠수함이 함께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즉, 항모 속도에 맞춰 호위 잠수함이 기동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저속으로 은밀히 잠항하는게 항모전투단 소속 잠수함의 기본 작전운용 개념이라는 것이다.

해군의 설명은 이렇다. 항모전투단은 임무가 주어지면 임무구역에 먼저 대잠초계기와 잠수함을 보내 임무구역에 대한 잠수함 탐색 및 격멸작전을 수행한다. 적 잠수함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대잠 전투함의 호위를 받으며 항모가 작전구역에 진입한다. 구역에 진입한 이후에는 대잠 항공기와 잠수함이 구역 대잠 방호를 제공한다. 호위 함정과 대잠 헬기 등이 근거리 대잠 방호 임무를 수행한다.

작전에 따라 항모전투단이 이동해야 하는 경우에도 먼저 대잠 초계기와 잠수함을 다음 임무구역으로 보내서 사전 잠수함 탐색과 격멸작전을 실시해 안전이 확보된 뒤 항모가 호위함정과 대잠헬기의 방호를 받으며 구역으로 진입한다.

잠수함사령관을 지낸 정승균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은 “미국의 공격 원자력 잠수함도 전시 항모 기동속력(24노트 이상)으로 동조 기동하면서 수중 표적을 탐지할 수가 없다”면서 “고속으로 인한 유체 소음과 기계류 소음이 증가해 표적 탐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019년 10월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한 SLBM 북극성-3형 시험 발사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北 핵잠수함, 소음으로 탐지 가능성 커”

북한이 운용하는 기존 디젤 잠수함의 소음이나 선체 진동, 소나 탐색 능력, 전투체계는 우리 잠수함과 비교할 수 없게 낙후돼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디젤 잠수함보다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핵잠수함을 북한이 만든다면 그 잠수함의 소음이 현재 북한의 디젤 잠수함보다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해군의 판단이다.

물론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의 핵추진 잠수함은 소음 크기가 디젤 잠수함과 비슷하거나 작다. 하지만 중국이나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 북한이 핵잠수함을 만든다면 그 소음이 매우 클 것이라는게 해군 설명이다.

반면, 우리 군의 잠수함은 미국도 자신들의 잠수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칭찬할 정도로 매우 조용하다. 실제로 과거 환태평양훈련(림팩)에서 한국군 디젤 잠수함이 미 항공모함 전단의 방어막을 뚫고 모의 어뢰발사에 성공한바 있다.

정승균 부장은 “물론 우리 잠수함이 스노클(연료 충전) 시 소음이 크지만 공기불요추진(AIP) 체계를 보유하고 있어서 수중에서 20여일간 작전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핵잠수함이 기동성이 좋다고 해도 소음에서 우리 잠수함에게 크게 뒤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 잠수함에게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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