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난치암 치료제를 개발할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이상철·이은우 대사제어연구센터 박사팀이 황금숙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팀, 허용민 연세대 의대 교수팀과 함께 ‘페롭토시스’라는 새로운 세포사멸 기전을 이용한 난치성 위암 치료방안을 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 다중불포화지방산 합성경로와 지질과산과에 의한 페롭토시스 세포 사멸 기작.(자료=한국생명공학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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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은 국내 암 사망자수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조기진단이나 수술 기술 발달에 따라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진행성 위암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치료제 개발 실패의 주요 원인은 진행성 위암 중 중간엽 세포 특성을 지닌 암이 쉽게 전이되거나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지녀 재발하기 때문이다. 중간엽 세포는 수정란이 분열해 생긴 중배엽에서 분화된 줄기세포의 한 종류로 자기 복제나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이처럼 중간엽형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5년 생존률이 30% 미만으로 가장 예후가 나쁜 환자군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페롭토시스(Ferroptosis)는 세포막의 지질과산화에 의해 발생하는 철(Ferrous)-의존적 세포사멸 경로이다. 최근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암의 효과적인 세포사멸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위암 환자의 전사체 정보를 기반으로 위암세포주들을 중간엽형(mesenchymal-type)과 상피형(epithelial-type)으로 분류했을 때, 중간엽형 위암세포만이 페롭토시스 약물에 의해 죽는 것을 확인했다.
허용민 연세대 교수는 “앞으로 개발될 난치병 치료제는 위암 중에서도 기존 표준 항암제로는 재발을 방지할 수 없는 난치성 위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대사 신약 개발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지난해 12월 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