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미국 '고용 쇼크'…연준 테이퍼링 차질 빚나(종합)

8월 비농업 신규 고용 23.5만명↑…예상 하회
최악 팬데믹 지난 1월 이후 최저 '고용 쇼크'
델타 확산 영향…레저·접객업 일자리 제자리
구인난에 임금 상승 속도 빨라…인플레 우려
고민 커지는 연준…돈줄 조이기 더 늦어질까
  • 등록 2021-09-03 오후 10:48:15

    수정 2021-09-04 오전 10:53:07

미국이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주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그야말로 ‘고용 쇼크’다. 미국의 지난 8월 신규 일자리 규모가 23만명 남짓에 그쳤다. 월가 예상 대비 3분의1 토막 수준이다. 특히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서비스업 고용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돈줄 조이기는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8월 신규 고용 23.5만명 그쳤다

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3만5000명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내놓은 시장 예상치(72만명)를 50만명 가까이 하회했다. 직전 달인 7월 신규 고용(105만3000명)과 비교하면 4분의1 토막 이상이다.

이는 최악의 팬데믹이 창궐했던 지난 1월(23만3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들어 비농업 신규 고용은 1월 23만3000명을 시작으로 53만6000명(2월)→78만5000명(3월)→26만9000명(4월)→61만4000명(5월)→96만2000명(6월)→105만3000명(7월) 등으로 점차 우상향 추세였으나, 8월 들어 급격히 꺾였다. CNBC는 “매우 실망스러운 수치”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 1일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나타난 8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 규모가 37만4000명으로 월가 예상치의 절반에 그친 이후 또 일자리 쇼크가 나타난 것이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감소한 분야는 서비스업이다. 술집, 식당 같은 레저·접객업의 경우 8월 일자리 증가가 없었다. 6월과 7월 당시 각각 39만7000명, 41만5000명 급증했는데, 다시 찬바람이 분 것이다. 도매 서비스업(13만6000명→1만4000명)과 소매 서비스업(-8만명→-28만5000명) 역시 큰 폭 줄었다.

제조업의 경우 전월 52만명에서 37만명으로 감소했다. 서비스업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고용이 부진한 건 매한가지다. 정부 공공부문 일자리는 8000개 줄었다.

이번 고용 쇼크는 델타 변이 확산이 예상보다 심각한 탓이다.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여행이 다시 줄고 있고, 주요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를 늦추면서 외식 등은 타격을 입고 있다. 미국 경기가 2분기 정점을 찍고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월가 내에서 급격하게 퍼지고 있는 근거다.

일자리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모든 산업이 급격하게 봉쇄되면서 일자리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며 “델타 변이가 경제의 미래를 쥐고 있다는 점을 일깨운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다시 팬데믹 조짐이 보이자 일하기를 꺼려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팬데믹 관련 이유로 일할 수 없다고 밝힌 이는 8월 약 40만명 늘었다. 총 560만명에 달한다.

구인난에 임금 상승 속도 빨라

또 주목할 건 빠른 임금 상승이다. 8월 시간당 임금은 30.73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29.47달러) 대비 1달러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주간 임금은 1022.61달러에서 1066.33달러까지 상승했다. 일하려는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고용주 입장에서는 임금 인상 압력이 높아진 것이다. 이는 다시 소비자 상품 가격에 전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요즘 월가 일각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많아진 근거다.

다만 8월 8월 실업률은 전달 5.4%에서 5.2%로 소폭 내렸다.

관심이 모아지는 건 고용 쇼크 여파로 연준의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시기가 다소 미뤄질지 여부다. 연준은 이미 연내 테이퍼링 신호를 보낸 상태다. 연준은 근래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지표를 경제 회복에 따른 통화정책 방향 전환의 근거로 보고 있다. 연준은 가뜩이나 ‘신중한 긴축’ 기조를 시사하고 있는데, 돈줄을 조이는 정도는 더 줄고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어 보인다. 9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고용 쇼크가 현실화한 만큼 테이퍼링 시작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시장은 예상을 밑돈 고용 지표에 부진한 상태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3분 현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9% 하락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14%, 0.08% 떨어지고 있다.

최근 1년 미국의 월별 비농업 신규 고용 규모 추이. (출처=미국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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