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정족산·적상산·오대산에 분산됐던 실록…자체 IDC도 없던 카카오

4~5부 가량 편찬해 전국 각지 사고에 보관해왔던 조선왕조실록
임진왜란 같은 전쟁에도 분산보관한 덕분에 기록 남길 수 있어
자체 데이터센터도 없이 SK에 의탁했던 국민 메신저 카카오
2023년에나 자체 IDC 확보, 2024년에 2~3번째 IDC 건설
  • 등록 2022-10-18 오후 3:55:01

    수정 2022-10-18 오후 3:55:01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우리 선조들은 조선왕조실록도 4곳에 분산 보관하는 지혜를 발휘해 문화재 원형을 보존했다.”

카카오 마비 사태를 맞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조선왕조실록의 보관 예를 들어 이 같이 질타했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은 전국 각지에 실록을 분산해서 관리하면서 전란의 위기를 거치면서도 지켜낼 수 있었다.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사진=이데일리DB)
시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조선왕조실록은 ‘정초’본이 완성이 되면 4~5부를 만들었다. 전쟁이 잦았던 과거, 한 번 훼손되면 복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소실되는 사태를 막고자 함이었다.

초기에는 한양 춘추관에 1부를 보관하고 나머지 3부는 충북 청주와 전북 전주, 경북 성주 등의 사고에 나눠 보관했다. 중종 때인 1538년 성주 사고에 불이 나서 실록 일부가 전소됐는데 다른 사고에 ‘백업’이 돼 있었기 때문에 이를 필사해 불탄 실록을 복원할 수 있었다.

큰 위기는 임진왜란 때 있었다. 전주에 보관돼 있던 실록을 제외하고 전국의 실록이 잿더미로 변했다. 전주 사고의 실록도 관청 옆에 머물렀다면 화를 입을 뻔했다. 내장산으로 옮겨놓은 덕에 우리가 현재의 실록을 접할 수 있었다.

이후로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사고는 인적이 드문 산자락에 마련됐다. 춘추관과 함께 마니산·오대산·태백산·묘향산에 사고를 마련했는데, 이후 묘향산 사고본은 전북 적상산으로, 마니산 사고본은 강화 정족산으로 이전했다.

조선시대는 종이가 귀했기 때문에 한 번 전소된 실록을 다시 복원하는 데 꽤 큰 비용이 들었다. 사관이 처음 쓴 초본은 물로 먹을 씻어내 종이를 재활용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조선왕조는 실록을 4~5부 유지하는 공을 들였다.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오대산 사고본이 도쿄제국대학 도서관으로 옮겨졌는데 간토 대지진 때 다시 소실됐다. 예상하기 어려운 자연재해나 전쟁 등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보관에 위협을 받았던 셈이다.

긴 세월 수많은 사람들이 조선왕조실록 보존을 위해 노력했지만 애석하게도 100% 남아있지 않다. 문종실록 11권이 없다. 임진왜란 때 전주 사고본만이 살아남았을 당시, 실은 전주 사고에 있는 11권은 표지만 11권이었고 내용은 9권이었다. 편찬 당시의 실수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 속에 조선왕조실록은 대한민국의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당시 문화재청은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왕조 시기의 원본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도 실록이 편찬됐으나 원본은 모두 소실됐고 사본들만 남아 있다.

대한민국 국민 전부가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카카오는 데이터의 다양화라는 기본 원칙도 지키지 못해 나흘이 지나도록 완전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2023년 안산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안에 첫 데이터센터를 짓고 2024년 제주와 서울 등에 2~3번째 데이터센터 확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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