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 이자에 나체사진 협박까지…악질 불법사금융 400억대 추징

국세청, 163건 불법사금융 1차 조사결과 브리핑
취약계층 주요 타깃…이자수익 은닉, 탈세 수두룩
어려운 건설업체 단기자금 빌려주고 부동산 강탈도
2차 조사 바로 착수…"불법사금융 무관용 원칙"
  • 등록 2024-02-20 오후 5:00:00

    수정 2024-02-20 오후 7:15:42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정부가 불법사금융 조사 3달 만에 400억원대의 불법수익을 추징했다. 이들은 주로 신용도가 낮고 자금난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살인적 고금리와 협박·폭력 추심을 일삼으면서, 자신들은 이자소득 은닉 및 편법증여 등 갖은 수법을 동원해 탈세를 저질렀다.

정재수 국세청 조사국장(맨 왼쪽)이 20일 세종 국세청 본청에서 ‘불법사금융 1차 조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 = 국세청)
국세청은 20일 세종 국세청 본청에서 ‘불법사금융 1차 조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11월부터 착수한 163건의 불법사금융 전국 동시조사를 통해 431억원을 추징·징수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10건은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범칙조사로 진행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9일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불법사금융은)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짓밟고, 인권을 말살하고 가정과 사회를 무너뜨리는 아주 악랄한 암적 존재”라며 “자신이 저지른 죄를 평생 후회하도록 강력하게 처단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정부는 ‘범정부 불법사금융 척결 TF’를 조직, 국세청 외에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이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며 조사를 실시했다.

1차 조사에서 적발된 불법 사금융업자들은 신용도가 낮은 취약계층을 주요 타깃으로 법정 최고이자율(연 20%)의 수천배에 달하는 이자를 받아냈다.

신용불량자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연 9000%의 고금리 이자를 뜯어냈던 불법 사금융업자는 은닉한 이자소득이 세무조사를 통해 드러났음에도 주소지를 위장하는 등의 수법으로 세금조차 내지 않았다. 실거주지 수색 결과 수억원 상당의 외체차량, 명품가방·신발 등을 보유한 것이 드러나 모두 압류됐다.

또 다른 불법 사채업자는 텔레그램 전담팀, 면담팀, 인출팀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을 만든 후 신용 취약계층 수천명을 상대로 최고 연 3650%의 초고율 이자를 수취한 것을 드러났다.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한 이자는 다른 채무자 명의의 차명계좌를 활용해 탈세했으나 이번 1차 조사에서 모두 발각됐다.

이밖에도 저신용자의 금융권 빚을 대신 갚아줘 새로운 대출이 가능토록 도와주고 대출 금액의 50%를 챙긴 불법 사금융업자와 나체사진 공개 협박 등 불법 추심을 일삼고 연 5214%에 달하는 이자수익은 신고누락한 사채업자도 덜미가 잡혔다.

불법 사금융업자로부터 압수한 명품가방 및 신발(자료 = 국세청)
부동산시장 침체로 어려워진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단기자금 대여 후 부동산을 강탈한 사채업자도 적발됐다. 해당 사채업자는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 후 상환일이 지난 즉시 유예기간을 주지 않고 담보부동산을 경매에 넘겨 처분하고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국세청 조사결과 해당 사채업자는 이같은 수법으로 올린 수익 약 150억원을 누락, 탈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차 조사를 마친 국세청은 이날부터 바로 2차 전국 동시 조사(179건)에 착수한다고 예고했다. 2차 조사는 1차 조사대비 건수도 10% 늘었으며, 이중 74건은 국세청 내부자료가 아닌 유관기관 자료에 기초해 선정한 것이다. 범부처 공조의 효과다. 국세청은 시장 영세상인으로부터 200%가 넘는 이자를 편취한 미등록 불법 사채업자, 휴대폰깡(휴대폰 할부판매 뒤 단말기는 중고 휴대폰업자에게 처분하고 처분대금 중 일부를 고객에게 교부) 사채업자 등이 2차 조사의 주요 유형이라고 소개했다.

방기선 국조실장은 이날 오후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TF’를 주재하며, “불법사금융이 서민과 취약계층의 궁박한 사정을 악용해 더욱 악질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금전적 피해를 넘어 일상을 파괴하는 불법사금융 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추적해서 처단하고 불법 이익은 남김없이 박탈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올해 6월까지 불법사금융 특별근절기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 불법사금융 범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고, 즉각적인 조치와 제도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표정 굳은 탕웨이..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 깜짝 놀란 눈
  • "내가 몸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