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 中전랑(戰狼)외교…고립자초 Vs 패권경쟁

미국 이어 호주·인도까지 중국과 갈등 격화
中왕이, 유럽 5개국 순방 이어 러시아 등 방문
"패권주의 결사반대" 미국에 작심 발언
내부서도 자성 목소리…외교적 고립 우려
  • 등록 2020-09-14 오후 3:39:02

    수정 2020-09-14 오후 9:28:47

중국 외교부 브리핑룸.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을 공격하는 자, 반드시 응징한다(犯我中華者, 雖遠必誅)’

누구든 중국을 공격하면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중국의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는 미국에 이어 호주, 인도, 캐나다까지 적으로 돌렸다. 고립 위기에 처한 중국 외교당국은 우군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항미(抗美) 우군찾기 나선 中정부

1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0일부터 16일까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4개국 순방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이달초 유럽 5개국 순방을 끝낸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순방 길에 나선 것이다. 왕 부장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무장조직 탈레반의 평화협상 개회행사에도 12일 화상으로 참석했다.

반면 왕 부장은 화상회의로 진행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는 불참한 채 역사상 가장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와 얼굴을 맞댔다.

지난 1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함께 내놓은 성명에서 양국은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선 안 되며 타국의 정치 제도와 발전의 길을 함부로 공격해선 안 된다.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패권주의를 결사 반대한다”며 미국을 겨냥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주말 사이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왕 부장 관련 기사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왕 부장은 최근 작심한듯 미국을 향해 날을 세우면서 미국 편에서 서는 나라엔 공세를, 우군엔 악수를 청하는 강온전략을 펴고 있다.

이런 중국의 외교 행태는 ‘전랑 외교’라고 불린다. 중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제목인 ‘전랑(戰狼·늑대 전사라는 뜻)’에 따온 것으로, 중국을 공격하면 반드시 보복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책임론’을 묻는 목소리가 커진 이후 부쩍 강화된 모습이다.

미국이 중국의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를 명령한데 맞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미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과거 보수적·수동적·저자세 외교를 추구하던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국제사회를 향해 주도적이고 고자세 외교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1일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AFP)
외교적 고립 우려에 자성 목소리도

그러나 이같은 중국의 ‘전랑 외교’는 국제사회에서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언론 탄압과 인권 문제, 영토 분쟁 등에 있어 각 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이 17명에 이르는 외국인 기자를 강제 출국시켰다.

호주 정보 당국은 지난주 반(反)외국간섭법 위반 혐의로 호주에 상주하는 중국 특파원 4명의 숙소를 수색하기도 했다. 중국 공안 당국이 호주 특파원에 대한 당국 조사를 진행했고, 결국 중국 주재 호주 기자가 모두 철수하게끔 만든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국경 분쟁을 빚고 있는 인도는 틱톡 등 중국 기업이 만든 앱에 대해 이용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중국에 경제적 반격을 하고 있다. 왕 부장이 유럽 5개국을 방문했을 당시 독일 등 4개국이 홍콩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뿐 아니라 호주, 인도, 캐나다 등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중국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하다가는 중국이 외교적 고립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중국이 전랑 외교를 자제해야 할 때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런 분위기를 소개했다.

왕이저우(王逸舟)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가장 큰 위험은 어느 한가지의 충돌점과 양국의 정책 차원의 탈동조화(디커플링)에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 스스로가 이에 대해 깨어 있는 평가를 하고 있는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인도 군용 트럭 행렬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다크 지역의 중심도시 레를 향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인도와 중국 양측은 8일(현지시간) 상대방이 국경에서 도발 행위를 저질렀다는 설전을 벌였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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