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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 발행 논의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국가 간 송금 유인이 큰 유럽에서 먼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CBDC 발행을 서두르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 등도 CBDC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중앙은행(ECB) 내부 문서를 입수한 뒤, 민간(은행업자들)이 국가간 송금을 더 효율적이고 저렴하게 하지 못 한다면, ECB가 자체적인 디지털통화(CBDC)를 발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중앙은행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밤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은행 총재도 CBDC 실험에 조속히 돌입할 뜻을 밝혔다. 내년 1분기 전에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은행은 앞서 10월에 CBDC 전문가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변화에 한국은행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질 수 있어 보인다. 한은은 올해 초만 해도 “미 연준과 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현시점에서 우리나라가 가까운 장래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런데 유럽과 미국 등에서 CBDC 논의가 진척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CBDC에 대한 한은 내부의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