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47조원에 ARM 인수…국내기업엔 '양날의 검'

美엔비디아, 日소프트뱅크 보유 ARM 지분 100% 인수
"글로벌 반도체 지형 변화 불가피…기존 인텔 지위 누릴듯"
"반도체 설계기술 폐쇄적 운영 등 정책 변화 우려"
"생태계 확대에 따른 파운드리 수주 등 수혜 전망"
  • 등록 2020-09-14 오후 3:53:53

    수정 2020-09-14 오후 9:32:27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회사 엔비디아(NVIDIA)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Fabless) ) ARM을 인수하면서 국내외 반도체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인수합병(M&A)은 글로벌 반도체시장 사상 최대 규모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아울러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기업에게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3일(현지 시간)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5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엔비디아 공식 SNS캡처)
CPU·GPU포트폴리오 모두 갖추는 엔비디아

14일 블룸버그와 NHK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을 400억달러(약 47조35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M&A는 반도체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ARM 보유 지분 75%와 자회사 비전펀드 보유 지분 25%를 모두 엔비디아에 매각한다. 엔비디아는 계약금으로 20억달러를 ARM에 지급하고 215억달러(약 25조4560억원)는 자사주, 120억달러(약 14조2080억원)는 현금으로 지급한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지분 6.7~8.1%를 보유하게 된다. 비디오게임 등에서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의 선두회사인 엔비디아는 ARM 인수로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하면서 과거 인텔이 차지했던 절대적인 시장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의 중심에 선 미국의 위치도 더욱 공고해질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서 중앙처리장치(CPU)와 GPU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GPU를 병렬로 배치해 연산처리 능력을 극대화한 ‘GPGPU’ 기술 보급 확대 이후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왔있다. 엔비디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게임과 기업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며 최근 시가총액 3000억달러(약 355조1000억원)를 넘어섰다. 현재 인텔을 넘어 대만의 TSMC,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시총이 큰 반도체기업이 됐다.

다른 CPU 업체보다 단순화한 저전력 반도체 설계 기술을 가진 ARM은 삼성전자와 퀄컴, 애플 등 유수의 회사들에게 로열티를 받고 있다. ARM의 설계도를 활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 1000여곳이다. ARM 설계도로 만들어진 반도체는 지난해 230억개, 누적으로는 1600억개에 달한다. ARM은 또 자사의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 칩을 생산한다. 서버용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반도체도 만든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ARM의 기술력 흡수를 통해 자사칩 설계 핵심 역량이 강화됐다. 경쟁사와 비교해 최종 제품의 설계를 최적화할 수 있는 계기를 가지게 된 것”이라며 “소프트뱅크도 엔비디아 지분과 더불어 120억달러의 현금까지 얻었다”고 전했다.

“국내기업에 긍정·부정 요소 모두 포함”

국내 기업들은 이번 M&A가 긍정과 부정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간 ARM은 반도체 설계 외 제조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 이른바 ‘중립성’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엔비디아에 인수되면서 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로열티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사실상 공공재처럼 써왔던 ARM의 반도체 설계기술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거나 로열티를 매우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엔비디아는 2014년 삼성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사례가 있다.

반면 엔비디아와 ARM의 생태계 확대에 따른 국내기업의 수혜도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지난 1일(현지시간)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론칭하고 신제품을 삼성전자의 8나노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대만 TSMC 공정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해왔지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에 이를 맡긴 것이다. ARM 설계도 기반의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하는 곳이 점차 늘어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수혜를 볼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M&A가 진행 중인 만큼 섣부른 예상은 어렵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며 “국내기업에게 위협과 수혜 요소가 공존한다. 향후 엔비디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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