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문턱 높아진다…주택담보대출 증가폭 뚝(상보)

  • 등록 2017-01-04 오후 4:32:42

    수정 2017-01-04 오후 4:32:42

[이데일리 권소현 경계영 기자]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올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전망도 밝지 않고 은행들의 대출기준도 깐깐해지면서 가계대출 증가폭도 둔화할 전망이다.

“위험도 높다”…깐깐해진 대출 문턱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0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27보다 더 낮아진데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조짐이 보였던 2007년 1분기 -41을 기록한 이후 최저다.

대출 태도의 동향·전망을 나타내는 이 지수가 마이너스(-)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답한 기관보다 많다는 뜻이다.

가계일반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10을 기록해 전분기에 이어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은행이 문턱 높이기에 나선 이유는 신용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행이 전망한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 지수는 37로 나타났다. 이는 신용카드 사태가 터졌던 2003년 3분기 44를 기록한 이후 1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 위기가 있었던 2008년 4분기(25)보다도 더 높았다.

조항서 한은 은행분석팀 과장은 “가계부채가 쌓이면서 취약계층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는 데다 소득 정체 속에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에 연동해 오르고 있어 채무상환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야 하는 등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1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뚝

이같은 은행들의 깐깐한 대출태도 효과는 이미 작년 12월부터 나타났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IBK기업 등 6대 은행의 작년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0조8190억원으로 전월대비 1808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11월 증가액 3조1633억원에 비하면 17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며 지난 2010년 이후 6년 만에 최저 증가폭이다.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 7월에는 전월대비 4조2000억원 증가하기도 했다. 8월부터 11월까지 3조원 안팎을 유지하다 12월 급격하게 둔화됐다.

은행 대출태도에 더해 금리가 오르면서 실수요자 뿐 아니라 투자목적의 수요자들이 대출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11월 말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3.36%로 전월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작년 3월 3.5%를 고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다가 8월 보합에 머문 뒤 석달째 상승세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도 주춤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한해 전국 아파트값은 1.5% 올라 전년 5.06%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월별로 12월에 0.08% 오르는데 그쳐 전월 0.32%에 비해 4분의 1 수준을 보였고,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재건축과 청약시장도 얼어붙어 지난해 12월 분양한 아파트 79개 단지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7.3 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20.5대1, 11월 18.2대1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 센터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 전망이 안 좋고 위험요인도 있어서 대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처럼 가계대출이 11~12%씩 성장하기는 어렵겠고 집단대출은 일정대로 나가야 하니 과거 연평균 성장률인 7%를 조금 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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