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우영우` 향한 관심, 현실로 이어지길

  • 등록 2022-07-11 오후 4:26:39

    수정 2022-07-11 오후 9:56:24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2005년 영화 `말아톤`과 2022년 ENA 수목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닮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Autism Spectrum Disorders)을 가진 `초원`(조승우 분)과 `우영우`(박은빈 분)라는 주인공이 사회와 소통해 나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점에서 그렇다. 말아톤에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라는 명대사가 있었다면, 우영우에는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토마토·스위스·인도인·별똥별, 우영우”가 등장한다.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말아톤은 제42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포함한 7관왕을 차지하며 조승우를 일약 스타덤으로 이끌었고 시청률 고공 행진 중인 우영우를 통해 박은빈은 `인생캐 탄생``박은빈의 재발견`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약자와 동행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을 통해 만나는 이들의 `장애 서사`와 달리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돌봄 부재로 발달 장애인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서울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에서는 `고인이 되신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추모 미사`가 열렸다. 벽면에는 얼굴 없는 빈 영정 사진만이 놓여 있었다. 모두 발달 장애인 관련 사건·사고로 사망한 이들이었다. 남다른 재주가 있고 비교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초원이나 영우와 달리 이들 대부분은 가족들의 돌봄이 없으면 사실상 생활이 불가능하다. “부모의 삶은 장애 자녀 출생 전과 후로 나눠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에겐 매 순간순간이 고비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드라마 속 주인공은커녕 학교와 직장 생활 등 평범한 일상 속에서 조연조차 되지 못하는 특별한 친구가 많다”며 “장애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다양한 작품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지만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이 겪는 현실의 삶은 드라마 속보다 훨씬 고되고 녹록지 않다”고 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발달장애 참사 대책 마련을 위한 촉구 결의안``발달 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가의 돌봄 책임을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결의안에는 여야 의원 178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발달 장애인 가족 참사를 지원 체계 부재에서 비롯된 명백한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했다.

오세훈 시장의 민선 8기 1번 공약도 `약자와의 동행`이다. 관련 정책 콘트롤타워 `약자와의 동행 추진단`을 시장 직속 조직으로 신설한 오 시장은 이날 어르신·장애인 등 `디지털 약자`를 위한 민·관 협력 네트워크 `디지털 역량강화협의체`를 출범했다. “디지털 포용 정책을 통해 시민 모두가 어떠한 차별이나 배제 없이 고르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과거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반대해 시장직까지 걸었던 점을 떠올리면 반가운 변화다. “정치적 구호가 아닌, 시장으로 존재하는 이유이자 평생의 과업”이란 다짐처럼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이 겪는 참담한 비극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럴 때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실제 뜨거운 위로와 격려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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