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보다 빨리 늘어난 빚…10곳중 3곳 이자도 못낸다

한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가계부채 증가율, 소득ㆍ자산 증가율 웃돌아
기업 10곳 중 3곳 이자 갚기도 벅차...8년래 최악
자영업자 대출도 '적신호'
한은, 전금융업권 대상 첫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보험사ㆍ증권사 자산가격 하락 여파 커
  • 등록 2019-06-20 오후 5:32:21

    수정 2019-06-20 오후 8:14:22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경은 김정현 기자] 부채의 증가 속도가 자산과 소득 증가를 여전히 뛰어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가구의 빚은 더 늘었고,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은 악화했다.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 연체율도 증가했다. 부채에 대한 부담이 자칫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도 나온다.

가계부채 , 소득 증가 웃돌아…기업 10곳 중 3곳은 돈 벌어 이자도 못내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국내 가계부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한 1540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 가계의 처분가능소득과 자산 증가보다 빠르다. 지난 1분기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8.1%로 전년동기대비 1.9%포인트 상승했고,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48.1%로 2.1%포인트상승했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도 나빠졌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은 기업의 비중은 32.1%로 전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기업들 10곳 가운데 3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특히 중소기업(34.0%)이 심각했고, 업종별로는 자동차(37.8%), 조선업(54.9%), 해운(39.8%), 부동산(42.7%), 숙박·음식업(57.7%) 등에서 1 미만 기업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한은은 “중소기업의 재무건전성이 하락하고 있어,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방위 가계부채 규제에도…“고위험가구 빚은 더 늘어”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의 빚도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적극적인 대출규제를 펴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고위험가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중간값은 76.6%로, 전년(70.6%) 대비 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자산대비부채비율(DTA) 중간값도 같은 기간 145.6%에서 150.6%로 5%포인트 올랐다.

DSR과 DTA는 각각 소득과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다. 당국은 DSR 40%, DTA 100%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중간값이 상승했다는 것은 소득과 자산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채는 여전한데 갚을 능력이 더 약해졌다는 의미다

특히 고위험가구 중에서는 부동산 임대 사업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가구 가운데 자산이 상위 40%에 속하는 자산 4~5분위 가구의 경우 임대 부동산 보유비중이 46.3%에 달했다. 세입자가 임대보증금을 되돌려 받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영업자 부채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1분기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636조 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소득과 자산 대비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 가운데, 자영업자의 비중은 52.2%로 가장 높다. 이는 자영업에 종사하는 고위험가구의 가구당 금융부채액(3억9000만원)이 여타 가구(8000만원)보다 약 4.8배 높아서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3월 말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38%로 전년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도·소매(0.45%), 숙박음식(0.43%), 부동산(0.21%) 업종의 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

한은은 “경기여건상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어 자영업 대출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대출 연체율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지만, 취약차주 증가는 일부 금융기관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호금융조합과 여신금융사의 연체율은 1분기 말 각각 1.80%, 1.82%로 전년 대비 0.44%포인트, 0.08%포인트 증가했다. 한은은 “상호금융조합은 지역별로 주력업종이 부진한 지역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늘었고, 여신전문금융회사는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연체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증권사 대외 충격에 특히 취약

한국은행은 최근 한국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분석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실시했다. 전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올해 2%, 내년 3.3% 감소하고 주택가격이 최대 15.6% 하락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대체로 자본비율이 위험 수위를 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보험사와 증권사, 지방은행의 경우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유가증권을 많이 보유한 보험사나 증권사 등이 큰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기관의 상호거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손실이 은행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에도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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