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尹 9시간 릴레이회의 종료…"주말쯤 의견 취합할듯"(종합)

3일 오전 10시 시작해 오후 6시50분 종료
고검장 등 전국 검사장 다수 참석
`검언 유착` 장관 수사지휘 수용 여부 등 난상토론
尹, 재지휘 요청 등 의견 취합 후 주말 장고 돌입할 듯
  • 등록 2020-07-03 오후 8:21:34

    수정 2020-07-03 오후 8:21:34

[이데일리 최영지 하상렬 이성기 기자] `검·언 유착` 의혹 사건 관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수용 여부 등을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3일 전국 검사장들과 릴레이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한지 9시간 만인 오후 6시50분에 종료됐다. 윤 총장이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에도 검사들은 장시간 의견을 개진하며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날 나온 의견 취합본을 주말이나 다음주 월요일에나 받아볼 것으로 보인다.

3일 대검찰청은 “윤 총장은 오전 간담회에서 고검장들의 의견을 장시간 청취했고, 고검장들은 윤 총장이 다른 일정으로 빠진 이후에도 장시간 의견을 개진했다”며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까지 진행됐고 참석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또 “윤 총장이 주로 의견을 듣는 자리였기 때문에 회의를 주재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 형식의 회의는 오전 고검장급 회의를 시작으로 오후, 수도권 지역 지검장 회의, 수도권 외 전국 지방청 지검장 회의 등이 잇달아 열렸다. 윤 총장은 오전에 시작된 고검장 회의 이외에 나머지 2개 수도권 지검장과 지방 지검장 회의에선 인사말만 하고 참여하지 않았다. 회의는 무겁고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윤 총장이 오후 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만큼 대검 주무부서에서는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정리 중이다. 취합본은 이르면 주말이나 다음주 월요일에 윤 총장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고검장, 지검장뿐만 아니라 고검 차장 등 전국 검사장들이 대부분 참여했지만, 사건을 수사 중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 측 요청에 따라 참석하지 않았다. 윤 총장에게 `손을 떼라`는 취지로 반기를 든 이 지검장이 참석할 경우 혹시 모를 불상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사장 회의 개최 공문을 어제 접수하고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서울중앙지검은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대검 요청에 따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3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탄 차량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검사장 회의` 참석 않는 게 좋겠다”

전국 검사장 회의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추 장관이 헌장 사상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데 따른 것이다. 추 장관은 전날 “수사가 계속 중인 상황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수사자문단 심의를 통해 성급히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수사자문단 심의 절차 중단을 지시하는 공문을 대검에 발송했다.

이어 수사지휘서를 언론에 공개한 추 장관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현직 검사장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사건이라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수사팀이 대검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한다”고 강조했다.

이른 아침부터 대검 청사 주변에 취재진이 몰리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회의에 참석하는 고검장들도 취재진을 피해 대부분 지하 주차장을 통해 청사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회의에 참석한 고검장들은 `답변이 부적절하다` `내부 회의라 드릴 말씀이 없다`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오전 회의에서는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부당한 만큼, 재지휘를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을 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하란 수사지휘 2항에 일선 검사들의 공개적인 문제제기가 잇따랐던 만큼,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구속·불구속 여부가 아니라 수사 절차와 방법에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같은 법 7조 2항은 검사가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상급자의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에 대해 이견이 있을 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지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추 장관의 지휘가 총장 권한을 침해해 위법 소지가 있다는 반발이 일면서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화환들 옆으로 한 시민이 윤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사팀 교체·특임검사 때늦은 주장”…선택지 싹자른 추미애

일각에서 수사팀 교체나 특임검사 지명 가능성도 제기됐었지만, 추 장관이 이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수사 주체로 못박은 터라 이를 지휘 거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법무부는 이날 오전 고검장 회의가 진행되던 중 `제3의 가능성`에 미리 선을 그었다.

법무부 측은 “수사지휘 공문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관련 수사가 진행되었고 통상의 절차에 따라 수사팀이 수사의 결대로 나오는 증거만을 쫓아 오로지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수사하라는 취지”라고 전제한 뒤, “일각에서 주장되는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음은 물론 장관의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의 선택지는 사실상 지휘 수용과 거부 `양자 택일`로 좁아진 상황이다. 윤 총장은 검사장회의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검토를 거쳐 수사지휘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청법에 규정된 이의제기권을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회의가 연속되는 데다 검사장 회의가 의결 기구가 아닌 간담회 형식의 의견 수렴 절차인 관계로 윤 총장은 주말 동안 숙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완전한 수용이 아닌 형태의 수정된 대안 제시는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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