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너마저’…오른 맥주값에 차라리 지갑 닫는 시민들

오비맥주, 지난 11일부터 출고가 6.9% 인상
연말 식당 판매가격에도 반영 예상…'소맥' 먹기도 부담
코로나19 이후 음주율 감소세…"이참에 줄일래요"
  • 등록 2023-10-19 오후 6:00:00

    수정 2023-10-19 오후 6:00:00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금도 소맥(소주+맥주) 한 병씩 시키면 1만 1000~1만 2000원인데, 더 오르면 덜 마시는 수밖에요.”

‘카스’, ‘한맥’ 등 국산 맥주의 출고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지갑도 위협받고 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식당 판매 가격까지 인상될 수 있는 만큼 평소 술을 즐기던 이들은 소비를 줄이거나, ‘혼술’ 준비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직장인 박모(30)씨는 친한 친구들과 ‘술 끊기 챌린지’를 준비하고 있다. 목표 기간은 우선 한 달이지만, 더 늘어날 수 있다. 박씨는 “술은 건강에도 좋지 않고, 밥을 먹을 때 한 잔 두 잔 시키다 보면 ‘배보다 배꼽’이 되기 일쑤”라며 “연말 건강검진도 대비할 겸 조금씩 줄여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술값은 점차 부담이 될 전망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원부자재 가격 상승, 국제유가 급등 등에 따라 대표 제품인 카스와 한맥 병맥주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했다. 가정용으로 소비되는 캔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을 유지했지만, 점유율 1위 업체가 가격을 인상한 만큼 다른 업체들의 인상도 높게 점쳐진다.

일반적으로 출고가가 오르면 식당 등에서 판매되는 맥주 1병 가격은 1000원 단위로 판매가격이 오른다. 이에 평균 5000~6000원대에 팔리고 있는 맥주 1병 가격이 오르고, 6000원 이상인 소주 1병 가격 등을 고려하면 ‘소맥’ 가격은 현재 1만 2000~1만 3000원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단체 회식이나 모임 등이 예전만큼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점을 고려, 이번 계기로 술을 줄이겠다는 이들이 눈에 띈다. 직장인 김모(34)씨는 “금융 계열에서 일하고 있어서 회식이 많았는데, 코로나19 이후 3분의 1가량으로 줄어들었다”며 “크게 불편함이 없었던 만큼 혼자서도 마시는 양을 줄이고, 친구들 모임에서도 술을 시키느니 맛있는 것을 하나 더 먹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김모(33)씨 역시 “두 명이서 저녁을 먹고, 맥주 두 잔만 시켜도 5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밥은 먹어도, 술은 줄일 수 있으니 줄이는 부분을 줄이는 게 맞다”고 했다.

실제로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음주율은 코로나19 이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60.6%, 2019년 60.8%이었던 음주율은 2020년 58.9%, 2021년 57.4%로 감소세를 보였다. 직장인 유모(32)씨는 “예전이랑 달리 ‘혼자 마시면 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굳이 식당에서까지 사 먹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해외’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일본 등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이들이 남긴 ‘위스키만 5병을 샀다’, ‘갔을 때 사는 게 무조건 남는 것’이라는 후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위스키를 사왔다는 A(30)씨는 “환율, 술 가격 등을 생각하면 좀 무겁더라도 사오는 게 남는 것”이라며 “어차피 술을 줄일 거라면 맛있는 것으로, 집에서 조금씩 먹으면 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업계에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17일 “현장점검과 업계 소통 등을 바탕으로 물가 안정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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