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불사” 엄포에…4대금융 충당금 9조 쌓았다

KB·신한·하나·우리, 지난해 대손충당금 8.9조 적립해
부동산PF 부실 위험…금융당국 압박, 적립액 71%↑
이복현 원장 "금융기관 책임 회피하는 곳 퇴출 불사"
  • 등록 2024-02-13 오후 6:33:15

    수정 2024-02-13 오후 7:15:24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작년 9조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 리스크가 커지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강경한 주문에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작년 4대 금융지주는 대손충당금 총 8조 9931억원을 적립했다. 이는 2022년 총 적립액인 5조 2658억원에서 무려 70.8% 증가한 수치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부실해질 위험에 대비해 회수 불가능하겠다고 예상한 금액을 적립해 미래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계정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전체 금융시장의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일반 기업보다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적용하고 있다.

회사별로는 KB금융이 3조 1464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적립했으며 신한금융 2조 2512억원, 하나금융1조 7148억원, 우리금융 1조 8807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충당금 적립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우리금융(112.4%)이었다.

금융사지주들은 작년 말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 관련 대손충당금도 설정했다. 사별로 KB금융 1200억원, 신한금융 548억원, 하나금융 822억원, 우리금융 960억원을 적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사들이 이처럼 막대한 충당금을 적립한 이유는 당국의 강한 압박 때문이다. 태영건설 PF 사업장이 연쇄 부실에 빠지면 건설업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의 손실 흡수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PF 사업장 평가 등을 통해 위험 요인을 철저히 점검해 구조조정과 재구조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올해부터는 정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는 퇴출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최근 금융권에 충당금 산정체계 강화 등을 잇달아 주문했다. 지난달 금감원은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광주·대구·경남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에 대손충당금 산정체계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경영 유의 조처를 했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PF발 위기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충당금이 실적과도 연계되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럽다고 주장한다. 실제 최근 작년 4대 금융지주 실적 발표를 보면 ‘5조 클럽’을 달성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KB금이은 작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1.5% 증가한 4조 6319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4조 3680억원(6.4% 감소), 하나금융은 3조 4516억원(3.3% 감소), 우리금융은 2조 5167억원(19.9% 감소)을 각각 나타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2년여간 충당금 적립액이 적지 않고 작년에도 많이 쌓았기 때문에 업황 등을 고려했을 때는 올해 이 정도로 적립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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