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취임 간담회를 열고 “(후분양제는) 무조건 도입하는 것보다 시장의 흐름에 맡기는 게 좋다”며 “언젠가 도입하더라도 단계적으로 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작년 12월 HDC현대산업(012630)개발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은 지난달 한국주택협회 1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참여정부 당시 도입했다가 폐지된 후분양제는 지난해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주택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개정안은 현 선분양 제도가 주택 하자 문제에 취약하고 분양권 전매 등 투기를 불러일으킨다며 공공과 민간 구분 없이 공정률 80% 이상에서 후분양을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회장은 “후분양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주택도 사용해 보고 사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자동차는 서울에서 파나 부산에서 파나 똑같지만 주택은 (같은 브랜드라도) 지역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다”며 “선분양, 후분양 어느 하나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 알아서 방향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금리인상, 보유세 논의 등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다 올해 입주 물량이 40만가구가 넘기 때문에 현재 규제가 지속될 경우 신규 분양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부동산 경기마저 얼어붙으면 국내 경제에 좋지 않다. 주택시장이 경착륙하지 않게 정부와 잘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