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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보수 시민단체가 자유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는 내용의 노래, 이른바 ‘토착 왜구송’을 청소년들에게 부르게 한 진보 시민단체를 고발했다.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을 정치적 의사 표현의 수단으로 악용하며 학대하지 말라”며 “해당 공연과 관련 있는 민중공동행동 등 진보 시민단체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형사 고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주권방송’은 “청소년 통일선봉대가 동요와 만화 주제가를 재치 있게 바꿔 불렀다”며 청소년들의 합창 영상을 게시했다. 이 영상엔 초·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아기공룡 둘리, 솜사탕 등 동요와 만화 주제가 가사를 ‘자한당은 토착 왜구’, ‘일본 손 잡고 미국 섬기는 매국노 자한당’ 등으로 바꿔 부르는 모습이 담겼다.
행동하는 자유시민 측은 “(공연을 기획한) 단체들은 자신이 제시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사표현에 대한 언론·여론의 주의를 환기할 목적으로 아동들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하도록 했다”며 “아동의 정신 건강·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이르렀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김정욱 행동하는 자유시민 미래교육위원장은 “어린이들에게 어떤 특정 목적의 가사를 외우게 하고 노래 부르게 하는 건 북한 탁아소에서나 있을 일”이라며 “이러한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착 왜구송’ 영상에 대해 자유한국당도 지난 19일 행사를 주최한 시민단체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