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도광산 세계유산 강행…우리 정부 전략은

일본 정부 문화유산 후보 추천서 제출
유네스코 결정 관심, 어떤 절차 남았나
세계유산 등재 여부 최소 1년반 소요
4일 민관 TF 시동, 부당성·약속 불이행 부각
국제사회 공조, 전방위적 외교전 나설 것
  • 등록 2022-02-03 오후 7:08:38

    수정 2022-02-03 오후 9:03:27

[이데일리 김미경 정다슬 기자]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강행하면서 유네스코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우리 정부는 2015년 하시마(일명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본에 맞서 사도광산 등재 저지를 위한 전방위적 외교전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사도광산의 등재 실현 여부 결정까지 최소 1년6개월이 걸릴 전망이어서 차기 정부에서도 한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에도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통화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인 강제노역의 아픈 역사를 외면한 채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추진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함께 항의의 뜻을 표했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있는 사도 광산의 갱 내부에 조명이 밝혀져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 광산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최소 1200명 이상이 강제 노역에 동원된 곳이다.(사진=교도연합뉴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4일 오전 10시 이상화 외교부 공공외교대사 주재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체계적이고 전방위적 대응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일본의 사도광산 등재 추진 결정이 발표된 지난달 28일 관계기관(외교부·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교육부·문화재청·해외문화홍보원·국가기록원)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TF를 출범시킨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문가들의 자문과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업 아래 교섭에 필요한 자료 수집과 분석 등을 면밀히 준비할 것”이라며 “향후 단계별 대응 전략과 각 부처 및 기관별 업무분장에 따른 조치 계획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등재 불가’ 판정을 위해 사도광산 등재의 부당성과 군함도 관련 일본 측의 후속조치가 없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유산위의 결정은 등재·보류·반려·불가 등 4가지로, 등재 불가 판정이 나오면 다시 등재를 신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5년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역 희생자를 기리는 정보센터 설치를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세계유산위가 지난해 7월 이를 개선하라고 경고한 만큼 일본 정부로서도 부담이다.

지난해 7월 새로 도입된 세계유산협약 운영지침도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규정에는 다른 국가와 잠재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 등재 신청 전 충분한 대화를 하도록 돼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 정부는 등재 추진 발표 직전 외교채널을 통해 관련국인 우리측에 통보해 왔을 뿐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며 “세계유산위원국들에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갈등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서는 세계유산센터 산하 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서류심사→현장실사→이코모스 결론→세계유산위 결정 과정을 거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측에 추천서와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추천서 완결성 검사를 통과하면 이코모스는 통상 4월 서류심사에 돌입해 하반기 현지 실사를 진행한다. 내년 5월께 평가 결과를 근거로 권고안을 결정한다. 이코모스가 보류, 반려, 불가 결정을 내려도 자문기구인 만큼 최종 등재 여부는 그해 6월말이나 7월초 열리는 세계유산위에서 결정된다. 소속 21개 위원국 3분의 2 이상(14개국)이 찬성하면 등재가 가능하다.

실제로 이코모스가 보류나 등재 불가 의견을 냈는데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사례는 있다. 또 이코모스의 등재 결정을 세계유산위에서 뒤집은 사례도 없어 일본이 이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분담금을 많이 내는 나라로 유네스코에서 영향력이 크다. 한국은 회원국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문체부 당국자는 “관계부처와 전문가 회의를 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문체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과 국제문화과는 물론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사도광산의 부당성과 군함도 약속 불이행 등 일본 측의 반성적 조치가 없는 점을 꾸준히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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